'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열풍…불붙은 고급화 경쟁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열풍…불붙은 고급화 경쟁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7.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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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오티에르' 론칭…SK에코플랜트도 3분기 내 출시
강남·한강변 외 적용 확대…특화·차별성 없는 이미지 지적도
주요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왼쪽부터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디에이치', 포스코건설 '오티에르',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 '르엘', DL이앤씨 '아크로'. (자료=각사)
주요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BI. (왼쪽부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디에이치', 포스코건설 '오티에르',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 '르엘', DL이앤씨 '아크로'. (자료=각사)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시장에 뛰어들며 고급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다만 최근 치열해진 도시정비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강남이나 한강변 외 지역에 적용되는 경우가 늘면서 특화나 차별성 없이 이미지 소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3일 고급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했다.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중 고급형 브랜드 출시를 예고했다.

이로써 올해 3분기 이후에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7곳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를 갖출 예정이다.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는 지난 1999년 당시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이 '아크로'를 론칭하며 시작됐다. 이후 대우건설이 2014년 '푸르지오 써밋'을 론칭했고 이듬해 현대건설도 '디에이치(현대엔지니어링과 공유)'를 꺼내 들었다. 2019년에는 롯데건설이 '르엘'을 론칭하고 고급화에 나섰다.

대형 건설사들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치열해진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올해 도시정비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상반기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0조524억원으로 반년 만에 작년 한 해 수주액 29조1785억원의 70%가량을 채웠다.

현대건설이 6조9544억원으로 선두로 나섰고 GS건설(3조2107억원)과 롯데건설(2조7406억원)이 상위그룹을 형성했다. 포스코건설(1조5558억원)과 대우건설(1조3222억원), DL이앤씨(1조2543억원)는 1조 클럽에 가입했고 SK에코플랜트(8802억원)와 삼성물산(8172억원)이 뒤를 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7000억원과 6170억원 수주고를 올렸다.

다만 론칭 당시 고급화를 내세우며 강남과 한강변 일대에 적용하던 하이엔드 브랜드가 최근에는 서울 외곽과 경기도, 지방광역시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면서 이미지가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 없이 그때그때 이미지를 소비하는 느낌으로 특화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명확하게 하이엔드 브랜드를 활용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출혈 양상을 띠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난립하게 되면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로 서열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기존 주거 브랜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