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현주소-⑥] '승부사' 최희문, 메리츠증권 구조화 '속도'
[증권사 현주소-⑥] '승부사' 최희문, 메리츠증권 구조화 '속도'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7.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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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체질개선 강화…리스크 정면돌파

동학개미의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이슈를 둘러싼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자본기준 국내 6위 증권사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부회장을 중심으로 구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IB(투자은행)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을 이어온 최 부회장의 경험치가 묻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돼 사장을 거쳐 현재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증권가 최장수 CEO(최고경영자)다.

최 부회장은 앞서 뱅커스트러스트 뉴욕 서울 부사장(1987년), CSFD 이머징마켓 홍콩 서울 이사(1995년), 골드만삭스그룹 상무(2001년),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 본부장 및 전무(2002년) 등을 역임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사진=신아일보DB)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사진=신아일보DB)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구조화의 달인’, ‘승부사’로 통한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17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4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5년 3월까지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당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최 부회장은) 증권사 간 경쟁 심화에도 리테일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IB 등 모든 사업 부문을 골고루 성장시키며 수익 다각화를 이뤘다”며 “회사의 규모와 실적 성장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에도 주력해 내실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IB 부문과 자산운용 부문은 매년 실적을 크게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경우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3489억원, 4708억원을 달성했고 이후 △2019년(5956억원, 7229억원) △2020년(4238억원, 6522억원) △2021년(6816억원, 8604억원)까지 수익을 늘렸다. 같은 맥락으로 2022년 1분기는 당기순익 1926억원, 영업익 2719억원을 기록했다.

◇‘구조화 달인’ 부동산 PF로 수익 성장…리스크 여전

일례로 최 부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사가 부동산 사업을 멀리하고 있을 때 부동산 PF 사업에 나서 주요 수익으로 만들고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도 큰 성장을 일궈 부동산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합병하게 되면서 사명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됐으며, 종합금융면허로 부동산 PF사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사의 미래수익을 담보로 건설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주선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메리츠증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시행사 또는 건설사에 신용 보증을 해주고 수수료를 챙겼다.

종합금융면허는 증권사 전환 또는 합병을 해도 10년 동안 종합금융회사로서 유지된다. 종합금융사가 되면 보험업무를 제외한 국내 금융기관이 영위하는 대부분의 모든 금융업을 처리하는 금융기관이 된다.

서울 마곡 MICE복합단지 조감도. (사진=메리츠증권)
서울 마곡 MICE복합단지 조감도. (사진=메리츠증권)

최 부회장은 종합금융면허를 가지게 되면서 2010년대 초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순위 대출 시장에 주력하면서 메리츠증권을 부동산 PF 시장 강자로 키웠다.

최 부회장은 마곡MICE 복합단지, 이태원 유엔사 부지 등 대규모 딜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마곡MICE 복합단지 PF는 국내 43개 금융기관이 참여했고 규모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증권업계가 나선 부동산 PF 사례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29일 메리츠증권에 부동산 PF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스트레스테스트’가 문제가 돼 경영유의사항 4건과 개선사상 1건을 통보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금융사의 위험 변수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 판단하는 지표다.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PF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공사 부도율, 담보가치 하락 등 두 가지 요인만 기준삼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부동산 PF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유의사항 등 제재의 경우 6개월 내 금융 당국으로 경과보고를 하게 돼 있다”며 “해당 사안은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당국에 후속 보고가 들어왔다. 경과보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언급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매분기 리스크자가평가, 경영안정성 제고

메리츠증권은 운영위험관리 체제를 구축하고 매 분기마다 리스크자가평가를 통해 내재된 운영위험을 측정, 관리하고 있다. 특히 운영위험 경감을 위한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실행하는 등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다른 금융사보다는 횡령 등 사고가 적은 편이지만 사고도 꾸준했기 때문이다.

2014년 메리츠종금증권 당시 한 지점장은 사기 전과자의 사기 행각을 방조해 메리츠종금증권 이용자에게 피해를 입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지점장 A씨는 2014년 사기 전과가 있는 외부인 B씨에게 우수이용자 유치를 명목으로 이용자상담실을 내주고 ‘영업실장’ 직책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B씨는 이용자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운용에 실패해) 1억5000만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으로 B씨는 사기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사기방조 행위를 한 메리츠종금증권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메리츠종금증권을 공동불법행위자로 판단하고 피해자 2명에게 피해액의 일부인 2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2017년엔 한 직원이 거래 관계가 있는 시행사 임원에게 금품을 받았다가 정직 6개월을 받았다.

◇나홀로 상승세…생태계 확장

메리츠증권은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대다수 증권사가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홀로 1분기 실적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와 물가 상승 압박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사 실적은 평균 거래대금 감소,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수익성 하향으로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면서 “조직 개편과 인력 수급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메리츠증권은 매년 사업 계획에 ‘당기순이익 목표’를 정하지 않는 대신 그간 회사의 강점인 IB 리더십을 강화하고 리테일 부문의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처음 선보인 CFD 서비스와 중개형ISA 서비스, ETN 상품 상장 등을 비롯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디지털 기반 리테일 강화에 나선다.

또 불투명한 상황 극복을 위해 새로운 영역으로 투자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소비자 편의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다양한 트레이딩 전략을 구축하고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전략으로 수익 기회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우량 사업 발굴과 지속 가능한 사업기회를 선점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재활용시설 등 새로운 영역으로 투자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 부문에서도 디지털 기반으로 영업 경쟁력과 업무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비대면 고객 전담지점 운용을 통해 온라인 거래 편의성 제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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