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빅2 교촌·bhc, '꼼수인상‧폭리' 의혹 뭇매…'분노'
치킨 빅2 교촌·bhc, '꼼수인상‧폭리' 의혹 뭇매…'분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7.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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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배달비 1년 만에 또 33% 인상, 이젠 4000원…‘소비자 폭발’
bhc 튀김유 61%↑, 같은 기름 5만원 비싸게 공급…‘가맹점 뿔났다’
교촌치킨과 bhc CI. [제공=각 사]
교촌치킨과 bhc CI. [제공=각 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Big)2 교촌과 bhc가 각각 ‘배달료 꼼수 인상’과 ‘튀김유 폭리’ 의혹에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치킨 값을 인상했음에도 또다시 소비자와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교촌‧bhc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최근 배달료를 33% 인상해 4000원으로 올렸다. bhc는 지난 1일부터 가맹점 납품 튀김유를 61% 인상했다.

1년 전에도 배달료를 인상한 교촌치킨의 경우 일부 가맹점이 최근 배달료를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0원 인상, 비난을 받고 있다. 인상률만 33% 수준이다.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이 2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치킨 값의 25%를 배달비로 추가로 내는 셈이다. 이는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교촌 자체 주문 앱 모두 차이가 없다.

교촌은 2018년 당시 배달비 2000원을 처음으로 책정하면서 치킨 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됐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에도 이번처럼 일부 가맹점이 배달비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한 후 얼마 안돼 다수의 매장들도 함께 올려 소비자들 공분을 샀다.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교촌치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그럼에도 또 다시 배달료를 인상함에 따라 소비자 반응은 요동이고 있다. 실제 맘카페와 에펨코리아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료를 저만큼 올리는 건 소비자에게 전부 부담시키는거다”, “불매해야 한다”, “이제 포장(테이크아웃) 늘어나면 포장료 받는다고 하겠네” 등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지역과 매장마다 점주 운영 상황이 제각기 다른 만큼 본사가 가맹점의 배달비 책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번 일도 일괄적인 인상이 아닌 어느 매장은 5000원, 다른 매장은 3000원 등 배달비 사정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bhc는 가맹본부의 튀김유 폭리 의혹을 받고 있다. bhc는 지난 7월1일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 한 통(15㎏) 가격을 기존 9만750원(부가세 포함)에서 14만6025원으로 올렸다. 인상률만 61%다. 현재는 이보다 낮은 12만5750원에 공급 중이다. bhc는 우크라 사태에 따른 해바라기유 가격 급등을 인상의 주 이유로 댔다.

교촌과 BBQ도 튀김유 가격을 각각 지난해 말과 올 4월에 올린 바 있다. 카놀라유(채종유)를 쓰는 교촌은 14% 올린 5만9400원(16.5㎏, 부가세 포함), 올리브유를 사용한 BBQ는 33% 인상한 16만원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4위 네네치킨도 최근 튀김유 공급가격을 기존 5만3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36%가량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bhc와 BBQ 튀김유 한 통 가격을 비교하면 2만원가량 차이나지만 인상률은 bhc가 2배 더 크다. 특히 국제시세 기준 올리브유가 해바라기유보다 보통 2~3배가량 더 비싸다는 점을 감안할 때 bhc의 인상폭이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bhc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해바라기유는 SPC 등 다른 기업도 쓰고 있다. 하지만 SPC는 가맹점에 7만원대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가 동일한 튀김유이지만 bhc가 4~5만원 가까이 비싸게 가맹점에 납품한 셈이다. bhc의 경우 튀김유는 가맹본부가 정한 필수거래품목으로 가맹점주는 다른 기름을 자의적으로 쓸 수 없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이 지난달 bhc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bhc 가맹본부가 튀김유를 가맹점주에게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보고 가맹사업법상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bhc의 옛 송파 본사 간판. 지금은 롯데타워로 사옥을 옮겼다. [사진=박성은 기자]
bhc의 옛 송파 본사 간판. 지금은 롯데타워로 사옥을 옮겼다. [사진=박성은 기자]

이들은 폭리에 대한 근거로 bhc의 영업이익률을 들었다.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2.2%다. 식품·외식업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경쟁사인 교촌은 5.7%, BBQ치킨은 16.8%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튀김유의 예는 bhc가 매장에 납품하는 원·부자재 가격인상률은 본사 마진까지 덧붙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 있는 대목”이라며 “지난해 인상된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 저항에 대비해 가맹점에게 부담을 떠안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프니까 사장이다’, ‘닭집닷컴’ 등 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일부 점주들이 가중된 경영 부담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bhc 매장 양도·양수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가맹사업 특성상 점주와의 신뢰가 중요하다. 이는 브랜드 생존력과 연관이 깊다”면서도 “bhc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외부에 지속 노출될수록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bhc는 튀김유 폭리 비판에 대해 해바라기유 공급사(롯데푸드)가 요구한 인상분만큼 부득이하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bhc 관계자는 “튀김유를 뺀 나머지 60여종의 원·부자재 비용 상승분은 본사가 여전히 부담 중”이라면서 “향후 (튀김유) 매입가격이 안정화되면 가맹점 공급가를 다시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는 “판관비(판매관리비)를 줄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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