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잡기 총력…"경기 하방 위험 커"
한은, 물가 잡기 총력…"경기 하방 위험 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7.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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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빅스텝'…"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인 6%대 물가상승률에 기대 인플레이션도 4%대를 기록하자 물가를 잡기 위한 강력한 긴축 의지를 시사했다.

한은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달러 강세로 썰물처럼 빠져나갈 우려가 있는 외국 투자 자금에 대해 선제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1.75%의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2.25%) 이후 7년 11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주요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승률도 5월 전망치(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p)의 두 배인 0.50%p를 올린 것은 사상 초유의 결정이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4·5·7월) 올린 것도 전례가 없다.

이례적인 금리 인상 배경은 심각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4%대에 달하는 기대인플레이션 또한 빅스텝으로 내몰았다.

실제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0.6%p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1.75%)과 미국(1.50∼1.75%) 간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0.00∼0.25%p로 좁혀졌다. 

다만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고 9%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1.00%p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인상에 따라 한국(2.2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0.50%p다. 연준이 시장 예상되고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 미국의 기준 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보다 0.25%p 높아진다. 

안정적인 시장인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외국 투자 자금은 한국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다.  

실제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은 3월과 4월 각 33억9000만달러, 37억8000만달러 빠져나갔다. 5월(7억7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잠시 돌아섰다가 지난달 다시 7억8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주식 투자 자금은 2월(-18억6000만달러), 3월(-39억3000만달러), 4월(-42억6000만달러), 5월(-12억9000만달러), 6월(-30억1000만달러)까지 5개월 연속 축소됐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