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결정…인플레이션 후폭풍 선제 조치
한은 '빅스텝' 결정…인플레이션 후폭풍 선제 조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7.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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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첫 3회 연속 인상…금리 2% 시대 개막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통상적 인상 폭(0.25%p)이 아닌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은 지난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사상 초유의 결정이다.

더구나 앞서 4월, 5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인상도 역사상 처음이다.

한은이 사상 유례없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유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침체,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 복합적인 경제 상황을 감안한 결과다.

13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며 기준금리 2.25%대 시대를 열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사상 가장 낮은 0.5%의 기준금리를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유지했다. 이후 지난해 8월,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0.25%p씩 올려왔다. 

한은이 통상적인 인상 폭의 두 배인 빅스텝을 단행한 이유는 물가 잡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고물가가 고착화되면 경제 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9%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0.6%p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7%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도 5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제시한 3.0%보다 0.3%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p)이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도 이번 빅스텝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인상에 따라 한국(2.2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0.50%p다. 연준이 시장 예상되고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 미국의 기준 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보다 0.25%p 높아진다. 

금리 역전으로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8월 금통위에도 빅스텝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자본유출 등을 고려하면 빅스텝을 최소 두 번 이상하지 않으면 자이언트스텝으로만 가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