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는 1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기존 0.25%포인트(p) 인상으로는 6%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4%를 넘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가 이번에 빅스텝을 밟으면 사상 첫 3회 연속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통위가 이례적인 기준금리 줄인상, 역대 최대 0.50%포인트 인상 카드를 뽑는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그만큼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0.6%p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도 빅스텝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p다. 금통위가 0.25%p만 올리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스텝만 밟아도 0.00∼0.25%p를 뒤집을 수 없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와 원화 약세, 기대인플레이션 등에 따라 금통위가 빅스텝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여름 휴가철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원화 약세 역시 수입 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 상승에 선행하기 때문에 앞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빅스텝도 열어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단에서 금리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