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코로나 확산에 잠정 중단"… 與 "말 그대로" 옹호
野 "소통 중단" "지지율 만회 전략"… KSOI '34.5% vs 60.8%'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취임한 지 두 달만이다.
대통령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지지율 하락 등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있지 않다"면서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어쩔 수 없다'고 옹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소통 중단'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국민과의 소통을 약속했고 지키시는 분"이라며 "말 그대로 코로나 때문에 임시로 중단하시는 게 아닌가, 그렇게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를 이유로 소통 중단을 선언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다른 방식이라도 지속해서 국민과의 소통을 지속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 윤석열 대통령의 속셈이 국민 목소리에 귀를 막겠다는 심산이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윤심이 민심에 우선할 수 없다"며 "국민과 싸워 이긴 정부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이제라도 민심의 경고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시지 리스크' 관리에 본격 나섰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1일 1실언 논란에 핑계대고 도망치는 대통령, 국민들이 우스워 보이나"라고 직격했다.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랑하는 '과학방역' 시행 1호가 국민과의 소통 단절인지 되묻고 싶다"며 "추락하는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전략 같은데 번짓수가 틀렸다"고 일갈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TBS 의뢰, 8~9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34.5%, 부정평가는 60.8%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7%로 나타났다.
지난주 대비 긍정 평가는 8.3%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8.9%p 상승하며 3주 연속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다만 이 같은 해석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 조치를 하자는 (경호처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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