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진 청약 수요…하반기 '양극화 심화' 전망
신중해진 청약 수요…하반기 '양극화 심화' 전망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7.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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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대출 규제 등에 경쟁률·당첨 가점 '하락'
비용 부담 확대 영향으로 주택 선별 기준 높아져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주택 청약 열기가 올해 들어 한풀 꺾인 가운데 특정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나타난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에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과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1년 전보다 모두 20%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금융비용 부담과 분양가 인상 가능성에 따라 하반기 청약 시장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0대1,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24.1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모집 가구 수 대비 신청 건수가 23.1% 줄었고 최저 당첨 가점은 21.8%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 청약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상반기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1대1로 1년 전 30대1과 비교해 절반 넘게 낮아졌고 평균 최저 당첨 가점도 지난해 같은 기간 41.0점보다 28% 줄어든 29.5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4.7대1에 달했던 서울은 올해 상반기에는 29.4대1로 4분의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평균 최저 당첨 가점도 61.1점에서 44.5점으로 27%가량 내렸다. 경기 역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1년 전(30대1)에 비해 68% 줄어든 9.6대1을 보였고 평균 최저 당첨 가점도 34.2점에서 23.8점으로 약 30% 감소했다.

이처럼 청약 열기가 사그라지면서 미분양은 증가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375가구로 작년 12월 말 1만7710가구 대비 54.6%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청약 시장에 대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분양가 상승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청약 수요자들이 입지와 분양가 등 여건에 따라 선별 청약에 나선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작년에는 비(非)규제 지역으로 청약 수요가 유입되면서 풍선효과가 있었는데 올해 들어 대출 규제,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분양가나 입지 여건 따라 선별 청약하는 수요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도 "수도권의 경우 금리와 분양가가 계속 올랐고 공공·민간 사전청약도 있었다 보니 본청약 경쟁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청약 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 등으로 인해 분양가가 더 오를 예정인 만큼 입지 등에 따른 청약 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분양가 인상이 예정됐기 때문에 청약 열기가 더 고조되긴 어려울 거라 본다"며 "다만 분상제 적용 단지는 분양가가 올라도 시세보다는 여전히 저렴하게 새 아파트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소형 아파트로 청약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