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부인, 나토 정상회의 일정 동행 '논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 중요한 건 의중을 잘 이해해야"
與 "文도 BTS 수시 동원"… 野 "사유화이자 비선 공무 개입"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방문 당시 민간인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해외 일정에 참석한 것에 비견하며 옹호했고, 야당은 '비선 보좌'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의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3박5일 스페인 방문 일정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신모씨가 동행했다.
신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닷새 앞서 선발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국했으며 귀국할 때는 윤 대통령 부부와 수행단, 취재진 등 200여 명이 탄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를 이용했다.
스페인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며 김 여사의 일정과 의전을 도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만나 "신씨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으로서 간 게 아니다"면서 외교부 장관의 승인 등 적법적인 절차를 거쳐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씨는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기획이라는 것이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신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며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김 여사 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기획에는 참여했지만, 한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여당은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까지 언급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이 국정 수행 과정에서 꼭 공직자만 수행하라는 법은 없고, 필요하면 일부 민간인도 데려갈 수 있다"면서 "BTS도 수시로 해외 방문할 때마다 동원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이 무슨 퍼포먼스도 벌이고 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신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귀국한 것에 대해서도 "공무 수행 과정에서 공무에 도움이 되고 보조를 하고 지원했다고 한다면 그건 일단 특별수행원"이라며 "공적인 역할을 했으면 대통령 전용기 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 해외 순방할 때 기타 다른 수행원으로 함께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실을 사유화했다며 예산 출처와 내역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부인께서 공식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해서 공무를 봤다는 것은 국가 기강에 관한 문제"라면서 "국회에서 정식으로 따져야 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비대위 회의에서 "직책도 없는 일반인이 나토 순방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고 경호상 기밀 사안인 김 여사의 일정과 의전을 확인하는 등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부 출범 두 달도 안 돼 온 국민이 걱정할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 사유화이자 비선의 공무 개입"이라면서 "(항공편과 숙소 지원이) 어떤 항목으로 편성된 예산으로 집행했는지, 집행금액은 얼마인지 소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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