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유자금 60조원…주식에서 예금으로 '자산 재조정'
1분기 가계 여유자금 60조원…주식에서 예금으로 '자산 재조정'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7.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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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9.3조원↑…소득 늘고 투자 줄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은 증가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6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1조1000억원) 대비 9조3000억원 불어났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지원금 등으로 소득이 늘어난 데다, 주택 투자가 주춤해진 영향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1분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한 반면 늘어난 소득에 비해 소비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영향이 크다"며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투자도 둔화되면서 가계의 순자금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386만원으로 1년 전(351만1000원)보다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거래량은 28만호에서 13만8000호로 감소했다.

가계 여유자금 중에서 주식의 비중이 줄었다. 1분기 국내외 주식에 16조원의 자금을 운용했는데, 지난해 1분기(52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예금취급기관의 저축성 예금, 금전신탁의 규모는 커졌다. 1분기 저축성 예금은 전기대비 42조3000억원 늘어 1년 전(15조원)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금전신탁의 증가폭도 같은 기간 1조3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로 커졌다.

이에 전체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1.0%에서 올해 1분기 41.8%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20.3%에서 20.1%로 줄었다. 국내 주식은 19.1%에서 18.5%로 줄어든 반면, 해외주식 비중은 1.2%에서 1.7%로 확대됐다.

방 팀장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장기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비영리단체 금융자산 중 주식비중은 20.8%로 미국(40.3%), 프랑스(24.1%) 보다는 낮고, 독일(12.6%), 영국(11.7%), 일본(10.8%) 보다는 높았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