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부채와의 전쟁 치열하게 치렀다"
떠나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부채와의 전쟁 치열하게 치렀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7.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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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임기 마치고 퇴임…"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10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고승범 금융위원자은 재임 기간 동안 가계 부채 폭탄을 막기 위해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 위완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돼 약 10개월의 임기를 수행했다.

그는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 초 가계부채는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몰랐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 관리가 국민으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며 “금융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위험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했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이같은 부채관리 노력이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고 위원장 취임 시 9.5%에 달하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최근 3%대로 하락했다.

고 위원장은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연준은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데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로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 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금융위원회가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부채관리 외에도 가상 자산 제도화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정립 등을 성과로 꼽았다.

한편 고 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 5월 사의를 표명했으나,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사의를 표명한 지 약 두 달 만에 이임식을 하게 됐다.

고 위원장이 퇴임함에 따라 차기 금융위는 금융위원장 인선이 완료되기 전까지 김소영 부위원장이 대행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