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중국인 강제연행' 비석 설치… 사죄 명시
미쓰비시, '중국인 강제연행' 비석 설치… 사죄 명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07.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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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군함도(정싱 명칭 하시마) 등에 강제 연행된 중국인 피해자 또는 유족 등을 기리는 비석이 일본에 세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한 군함도 해저 탄광을 운영했던 일본 기업이 중국인 강제 연행 피해자를 위한 추도비를 건립한 것이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이 낸 돈으로 주문 제작한 '일중우호 평화부전(不戰)의 비'(우호비)가 나가사키시 변두리의 작은 공원에 설치돼 있는 것을 5일 연합뉴스가 확인했다. 

우호비는 강제연행된 중국인 피해자와 유족, 미쓰비시머티리얼이 2016년 6월 화해하면서건립됐다. 다카시마가 보이는 곳에 설치됐다. 

비석에는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약 3만9000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일본에 강제 연행됐고 일부인 3765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미쓰비시머리티얼 주식회사의 전신인 미쓰비시광업주식회사 또는 그 하청회사에 투입돼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명시됐다. 

나가사키에 있는 섬 지역 탄광 3곳(군함도, 다카시마, 사키토지마)에 845명의 중국인이 강제 연행됐으며 그 중 94명이 사망한 점도 내용에 담겼다. 우호비 양쪽에 있는 4개 직육면체형 석조물에는 845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중국인의 인권이 침해된 역사적 사실 및 역사적 책임을 솔직하고 성실하게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과 심심한 사죄, 애도의 뜻을 표명한다"는 내용도 들어가있다. 

중국인 피해자를 지원해 온 사회단체 주요 인사 등은 가능하면 내년에라도 중국인 피해자 유족을 우호비가 있는 곳으로 초청해 추도 행사를 열려고 준비 중이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은 한국인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원 당시 명목상 형식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조선인도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미쓰비시 측이 조선인 출신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고 노역에 강제 연행된 중국인과 유족에 대해서는 추모비를 건립한 것에 '한국인은 패싱'이라는 일각의 평가가 나온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