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입자 모두 이득…'신용생명보험' 재조명
보험사·가입자 모두 이득…'신용생명보험' 재조명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7.0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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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리스크 관리하고 빚 대물림 막고…선진국은 활성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금리 상승기에 가계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용생명보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용생명보험에 가입한 가계는 빚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고 금융사는 부실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생명보험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채무 상황이 어려운 경우 빚을 대신 갚아주는 보험으로 익히 알려졌다. 

다만 현재 국내 신용생명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두 곳뿐이며 주 판매 채널인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 판매는 저조한 수준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용생명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역대급 가계부채와 함께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개인은 물론 금융사 또한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859조4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5차례 인상하며 5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14%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1월(4.15%)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생명보험은 채무자가 사망과 상해, 질병, 실업 등으로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보험금으로 미상환 부채를 상환한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고와 사망으로 인한 빚의 대물림, 내재된 잠재 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금융사는 부실채권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다.

국내 신용생명보험이 판매된 지는 30년이 지났지만 판매하는 곳은 현재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두 곳뿐이다. 하반기에는 KB생명이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1억원·1년 갱신형 40세 기준 월 보험료는 남자 9800원, 여자는 5900원 수준이다.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대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만 국내는 신용생명보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고 규제 장벽으로 인해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 주 판매 채널인 방카슈랑스의 경우 은행 내 대출 창구와 보험 가입 창구가 분리돼 대출 직원의 상품 판매와 안내가 원활하지 않다. 대출을 조건으로 다른 상품에 가입하게 하는 이른바 '꺾기' 등 불완전판매 우려로 은행 대출 창구에서는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체계약의 경우에는 은행이 판매수수료를 받지 못해 판매 유인도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특성상 대출을 일으키면서 대출에 대한 보험료와 보장을 설명해야 하는데 은행에서 대출 상담 직원과 보험 판매 직원이 구분하는 규제로 유인이 낮은 편"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도 수수료가 높은 상품 판매를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와 달리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보험 선진국에서는 신용생명보험이 활성화돼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18년 생명보험 시장 내 전체 단체계약 중 신용생명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45.7%에 달한다.

독일은 소비자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27.6% 정도가 신용생명보험에 가입돼 있고 이 중 70%는 비자발적 실업도 보장한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신용생명보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신용보험에 대한 전체적인 규제와 감독방안을 정비하고 소비자 인식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대출실행 과정의 소비자 여정 전체에서 단체 신용생명보험이 필수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하도록 대출 프로세스를 재구조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