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잿값 급등'에 하반기 건설 경기 전망 '흐림'
'자잿값 급등'에 하반기 건설 경기 전망 '흐림'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7.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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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따른 자금 조달 부담 확대도 부정적
커지는 불확실성에 수주·투자 '모두 감소' 예상
경기도 파주시 한 공사현장.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파주시 한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계속되는 자잿값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건설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커지는 불확실성에 건설 분야 수주와 투자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의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건설 수주는 작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지만 건설 투자는 1년 전에 비해 5.5% 줄었다. 

건설 투자 감소에는 자잿값과 인건비 등 건설 관련 물가가 10% 이상 급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 물가 급등은 건설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난다. 올해 1~4월 건축 허가 면적은 작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건축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었다. 건산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잿값 급등 등으로 인해 인허가를 받아 놓고 착공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건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하반기 건설 경기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상반기 건설 관련 물가가 10% 이상 상승하며 건설 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 물가 상승, 금융비용 증가 등 여파로 하반기 수주와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도 2분기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전반적인 시장 심리가 악화하면서 투자 지연 또는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반기 건설 경기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건설시장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봤다.

실제 한국은행(2.6%→-0.5%)과 KDI(한국개발연구원, 2.4%→-1.3%), 국회예산처(1.9%→0.5%) 등 주요 기관은 올해 건설 투자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라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상황도 건설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은 수주 사업 특성상 대부분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 등을 통해 우선 조달하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수주금을 받는 구조인 만큼 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올해 1분기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기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8.6%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 △SK에코플랜트(362.4%) △GS건설(217.8%) △대우건설(213.6%) △롯데건설(159.9%) △HDC현대산업개발(156.1%) 등 5곳이 이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태영건설(387.8%)과 한라(301.4%), 한신공영(221.6%), 계룡건설산업(219.2%) 등 중견 건설사들도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건설사들의 이자 등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민간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업용 건물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