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CJ대한통운, '과로사' 진실공방…업무기록 삭제했나
택배노조-CJ대한통운, '과로사' 진실공방…업무기록 삭제했나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6.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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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산재법 116조 위반 지적…CJ "근거없는 주장 유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산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故)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산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故)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과로사와 관련해 “회사가 과로사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고인의 업무기록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애플리케이션(앱) 접속 ID를 일시정지해 놓은 상태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택배노조 산하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택배기사 과로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사인 CJ대한통운에 책임을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부평 삼산중앙대리점에서 근무하던 택배노동자 전민씨는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께 출근 중 자택에서 쓰려져 병원 이송 후 숨졌다. 지난해 6월22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후 CJ대한통운에서만 9번째로 발생한 과로사다. 당시 사회적 합의는 분류작업 수행의무를 사용자로 명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분류인력 투입과 택배요금 인상)까지 적시해 노동시간단축의 실질적 방도를 담고 있다.

대책위는 “과로사한 전민씨는 만 48세의 젊은 나이로 평소 지병도 없었다”며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하루 12∼13시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유족들은 고인의 산재 신청을 위해 관련 자료를 넘겨달라고 CJ대한통운에 요청했고 CJ대한통운은 ‘터미널에 방문하면 고인의 근무기록을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CJ대한통운이 막상 유족들의 방문을 문전박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CJ대한통운이 사망 이틀만에 고인의 사번을 삭제해 정확한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CJ대한통운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법) 116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산재법 116조에는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 사고로 보험급여 청구 등 절차를 행하기 곤란하면 사업주는 이를 도와야한다’고 명시됐다. 근로자가 사망했음에도 유족의 원활한 산재 처리를 위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CJ대한통운에 고인의 전산 근무기록 공개와 유족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고인의 택배앱 접속 ID를 일시정지해 놓은 상태”라며 “유가족과 법률대리인이 요청할 경우 집배점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번 삭제, 업무기록 조작 등 근거없는 주장과 사실왜곡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은 고인이 업무과중에 시달렸다는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물량이 타 택배기사보다 적었다”며 “고인의 하루 배송물량은 223개로 동일 대리점 택배기사 평균 268개보다 17% 적고 주당 작업시간은 55시간 안팎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산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故)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묵념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산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사망한 택배노동자 고(故)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묵념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고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고 전민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최지원 기자]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