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수완박' 나비효과
[기자수첩] '검수완박' 나비효과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2.06.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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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됐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제4조에 있던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검사의 수사 범위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에는 '부패범죄·경제범죄 등'이라는 내용만 남았다. 여기에는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수사-기소 분리 조항도 포함됐다.

또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서는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논란이 됐던 '고발인의 경찰 수사에 대한 이의신청권'도 제외됐다.

오는 9월 이 같은 내용의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면 대부분의 수사권은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 '검수완박'의 최대 수혜자가 경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했던 이유다.

하지만 검수완박 법안이 처리되고 두 달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경찰은 날아오르기는커녕 날개가 꺾일 지경에 처했다. 이르면 다음 달 안에 '경찰국'으로 불리는 경찰업무조직이 행정안전부 내에 신설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1년 만에 부활을 예고한 경찰국은 한마디로 경찰 업무를 지휘·감독할 수 있는 통제조직이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으로 비대해질 수밖에 없는 경찰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수사권 확대에 따른 인력 및 예산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검수완박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던 경찰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일 듯싶다.

경찰 조직의 노동조합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경찰국 설치안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지난 27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경찰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수완박' 법안 처리의 후속대책으로서 경찰국 신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청장에게 인사권, 예산권, 치안정책 권한까지 모두 집중돼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다.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가경찰위원회’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위는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

'검수완박' 정국 당시 검찰에게 적용됐던 명제가 이제 경찰을 향하고 있다. 국민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경찰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뿐만이 아니라 어느 조직에 있어서도 권한 남용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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