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극심한 당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준석 대표의 혁신위원회가 27일부터 본격 활동에 나선다.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에서 이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심의도 내달 7일 예고돼있어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 대해 "당원 구조가 80만명에 달하게 되고 더 늘어나는 것을 상정해 그에 걸맞은 당의 운영체계를 수립해야 된다"며 "공천 제도나 이런 쪽으로 항상 논의를 몰아가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혁신의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위를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는 연일 파열음이 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공천 방향 수정 등 정당 개혁을 위해 혁신위를 출범했지만, 주요 과제로 '공천'이 거론되면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공개 충돌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비공개 회의에서도 신경전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혁신위가 다른 현역 의원 모임과 함께 언급되면서 이 대표와 친윤(親윤석열) 의원의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 대해서는 "개별 모임이나 포럼에 대해 선제적으로 입장을 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모임 활동하는 것을 보고 이야기할 것은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이 취소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저희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논의사항, 접견 일정을 외부로 유출한 적도 없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그저께 언론의 단독 기사로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오히려 제가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 윤리위와 엮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 상시인 소통과 최근 당내 현안과는 전혀 무관한데 그것을 엮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내심 윤 대통령의 지원을 바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최근 당 상황에 대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며 직격하면서 재충돌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하면 한 번 더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