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현주소-③] '혁신DNA' 품은 삼성증권…장석훈 중심 '탄력'
[증권사 현주소-③] '혁신DNA' 품은 삼성증권…장석훈 중심 '탄력'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6.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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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딛고 지난해 '1조 클럽' 가입…불황 거슬러 성장 지속

동학개미의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이슈를 둘러싼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자본 기준 3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은 ‘증권통’ 장석훈(59) 사장을 중심으로 혁신이 한창이다. 지난해 ‘1조 클럽’에 가입해 5대 대형 증권사에 이름을 올린 장 사장은 ‘혁신 DNA’를 인재·서비스 부문 곳곳에 심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혁신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

장 사장은 41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성증권에서 절반 이상인 28년을 근무하며 성장통을 겪어온 인물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사진=신아일보DB)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사진=신아일보DB)

장 사장은 지난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인사를 비롯한 관리, 기획, 상품개발 등 다양한 직무를 두루 거쳤다. 또 상무·전무 등 임원을 거쳐 2018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며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장 사장은 당시 회사가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금융위원회 제재를 받고 경영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때 회사를 이끌었다.

위기에 내몰린 삼성증권의 분위기를 다잡고 경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장 사장은 성과로 보답했다. 삼성증권은 장 대표가 2018년 8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배당사고에 대해 빠르게 수습한 결과 2018년 영업이익은 4432억원으로 전년(3439억원) 대비 28.8% 증가했다.

이후 영업이익은 △2019년 4938억원(전년比 11.4%↑) △2020년 6410억원(29.8%↑) 등으로 점점 증가했고 장 사장은 202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사장은 특히 주식 투자 붐이 일었던 2021년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영업이익 1조2885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 가입을 이끌었다.

장 사장은 올해 3월 삼성 그룹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 바람을 피하고 3연임에 안착, 오는 2024년 3월까지 삼성증권을 이끈다.

한편 삼성증권의 최대 주주는 삼성생명보험(지분율 29.39%)이며, 삼성생명보험의 최대 주주는 삼성물산(19.34%)이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17.97%)을 비롯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3연임 안착 ‘증권통’ WM·IB 집중

삼성증권 실적은 꾸준히 늘었다. 장 사장이 자산관리(WM) 강점을 살리는 한편 전략적으로 기업금융(IB) 강화를 꾀한 속도전을 강조해온 결과다. 삼성증권은 실제 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SNI(Samsung&Investment) 서비스에 집중했다.

SNI는 2010년 6월부터 시작된 서비스로 ‘전년도 평균잔고 3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가입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가입자를 위해 △종합자산관리 컨설팅 △세무컨설팅 △국내 부동산컨설팅 △법무·회계 컨설팅 △콜센터 우선 연결 △업무 수수료 우대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가입자는 2018년 1795명에서 △2019년 1994명(11.0%↑) △2020년 2855명(43.1%↑) △2021년 3306명(15.7%↑) 등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IB 부문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HK이노엔 △일진하이솔루스 △차백신연구소 등의 상장 주관을 맡았으며, IB 부문 순이익(법인세 비용 차감 전 기준)은 2020년 1793억원에서 35% 늘어난 2421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삼성증권)
(사진=삼성증권)

장 사장은 IB 부문 강화에 필요한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삼성증권 IB1부문장 공석을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이재현 골드만삭스PIA 한국담당 대표를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정통 IB 뱅커와 사모펀드 역량 모두를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는 골드만에 합류한 2014년 우아한형제들에 400억원을 투자해 기업가치 기준 20배 이상의 투자 성과를 거뒀으며, 부동산중개 플랫폼 직방 지분투자에 나서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는 등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다만 삼성증권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재현 대표 영입에 대해 결정된 바 없으며, 현재 IB1부문장 대행 체제로 운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 영입 유력한가에 대해서도 공식 답변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 IB 부문 영입 결정은 올해 하반기쯤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IB 부문 강화를 위해 전문가 영입을 하려는 것이 아닌 현재 공석이기 때문에 곧 채울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혁신 서비스 속속 출시…라인업 강화

삼성증권도 여느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증시 불황의 여파는 피할 수 없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22억원으로 전년(3993억원) 대비 46.8% 감소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증권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확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잇단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서학개미를 위해 올해 2월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는 세계에서 처음 보이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주식을 정규장 이전에 거래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오픈 2개월 만인 4월 누적 거래대금 1조원을 돌파했다. 이슈에 즉각 대응이 가능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서학개미들의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4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시 매수·매도 각 5호가 씩 총 10호가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제공하고 나섰다. 10호가 서비스는 주간 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원한 것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는 제고될 전망이다.

(사진=삼성증권)
(사진=삼성증권)

고액자산가 시장에서 강자로 평가받는 삼성증권은 올해 1월 ‘뉴 리치’ 특성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The SNI Center’를 오픈하고 ‘초부유층 자산관리 2.0’ 시대를 선포했다.

센터는 신생 성장기업들의 발전 단계에 따라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한 맞춤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에 오픈 6개월 만 1조원이 넘는 자산을 예치했으며, 올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대면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휴먼터치가 가미된 하이브리드 컨설팅 ‘바로상담’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들의 컨설팅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스타트업 기업을 초청하는 ‘코리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이’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에는 투자 유치의 기회를, 고액자산가와 법인에는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각각 제공해 선순환 투자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대응을 위해 고객군별로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면서 “주식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 등 금리형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대체투자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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