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3분기 '흐림'…우크라 전쟁 장기화·물가 상승 여파
한국 수출, 3분기 '흐림'…우크라 전쟁 장기화·물가 상승 여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6.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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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수출경기전망조사…차·플라스틱제품·철강 지수 악화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한국 수출이 2022년 3분기 악화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물가 상승 등 여파가 지속되는 영향이 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301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3/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 결과 올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4.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분기 96.1 보다 낮은 수치다.

EBSI는 지난 1분기 115.7을 기록한 이후 지난 2분기부터 기준선 100 밑으로 하향세를 보이며 매분기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EBSI는 수출산업의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부품(61.4), 플라스틱·고무제품(68.4), 철강·비철금속(74.2) 등 11개 품목 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연구원은 최근 유가·원자재가 상승, 국제수급 불안 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선박(149.3), 반도체(114.3), 화학공업제품(111.3) 등은 지수가 100을 넘어 3분기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조선업의 견조한 수주 흐름, 반도체 수요 증가·공급 부족이 수출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정밀·과학기기(102.4), 전기·전자제품(99.7) 등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추이. [그래프=한국무역협회]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추이. [그래프=한국무역협회]

수출환경 평가에서는 수출상품 제조원가(69.1), 국제 수급상황(70.4), 수출대상국 경기(83.1) 등 10개 중 7개 항목에서 앞으로 수출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계약(105.6), 수출 상담(102.8), 설비 가동률(102.2) 등 항목은 최근 흐름과 비슷하게 이어지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수출 애로요인을 묻는 항목에서는 원재료 가격상승(84.9%), 물류비 상승(74.4%)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특히 환율 변동성 확대(32.7%) 애로가 전분기(22.5%) 대비 10%포인트(p) 이상 크게 증가해 수출기업들에게 추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민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 물가 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제조원가 인상을 수출단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환위험 헷지, 원부자재 선제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