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박찬구에서 박준경으로…변수는?
금호석화, 박찬구에서 박준경으로…변수는?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6.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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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체제 전환 ‘시동’…7월 임시주총 사내이사 선임 상정
사촌 박철완, 반대의견 지속 피력…개인 최대주주 ‘진통’ 예고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3세 경영 체제 전환을 본격화 한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박찬구 회장에 이어 장남 박준경 영업본부 부사장이 이사회로 진입한다. 이에 따라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변수는 사촌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7월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박찬구 회장이 대표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 없는 이사회인 셈이다. 따라서 박 부사장의 이사회 참여는 오너가 ‘책임 경영’ 기틀을 마련한다는 의도를 붙일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전한 경영 환경에서도 금호석유화학 깜짝 실적을 이끌며 사업 역량을 인정받았다.

박 부사장은 2020년 NB라텍스 증설 투자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NB라텍스는 금호석유화학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품목으로 등극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매출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5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 계획이다. 박 부사장의 현장 경영 감각과 오너 리더십이 앞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원안대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변수는 박 부사장의 동갑내기 사촌 박철완 전 상무다. 박 전 상무는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의견을 지속 피력했다. 박찬구 회장의 불법 취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임으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인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주식 지분율 10.16%를 보유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주총에서 패배한 이후 “회사가 약속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실행되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자사주 장기 보유,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영권 분쟁 재점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상무는 사실 금호가 3세 중 다음 후계자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3대 회장인 고 박정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경영권 경쟁에서 밀렸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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