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책임…해경 지휘부 일괄사의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책임…해경 지휘부 일괄사의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06.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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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 포함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9명 집단 사의표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경 지휘부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해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8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봉훈 해경청장은 24일 오전 11시 20분께 전국 지휘관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 참석해 “이 시간부로 해경청장 직을 내려 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직(해경)에 닥친 위기 앞에서 부족하지만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고심 끝에 해경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새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의 표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일괄 사퇴에는 정 청장을 비롯해 서승진 해경청 차장(치안정감)과 김병로 중부해경청장(치안정감), 김용진 기획조정관(치안감), 이명준 경비국장(치안감), 김성종 수사국장(치안감), 김종욱 서해해경청장(치안감), 윤성현 남해해경청장(치안감), 강성기 동해해경청장(치안감) 등 해경 간부 8명이 포함됐다.

앞서 해경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사망 당시 47세)의 피격 사건 당시 A씨가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지 1주일 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은 이때 A씨가 ‘스스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군 당국의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내용과 전문기관을 동원해 해상 표류 예측 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가 주요 근거였다. 이 외에도 A씨가 숨지기 전 도박한 사실, 채무 등을 공개 하며 이 같은 사실을 월북 판단의 근거로 공개했다.

그러나 1년9개월 뒤인 이달 16일 해경은 언론 기자회견을 갖고 A씨가 월북했다는 의도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정 청장은 이달 22일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유족분께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로 혼선을 일으키고, 깊은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청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해경 지휘부의 갑작스러운 일괄 사의 표명에 해경 조직은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해경 내부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당황스럽다’거나 ‘중간수사 결과 당시 ‘월북’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한 뒤 수사결과를 바꾼 책임을 해경 지휘부가 지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