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대표 출마 '정중동'… 친문·재선 압박 부담
이재명, 당대표 출마 '정중동'… 친문·재선 압박 부담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6.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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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 거세… 전해철 불출마·설훈 회동까지
李, 당내 입지 넓혀야… 물밑 출마 움직임 감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난 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난 18일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당권 도전 여부를 두고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거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대선과 지방선거 책임론과 친문과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재명 불가론'이 거세지며 부담이 따른다.

재선 전재수 의원은 23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전국 단위 선거를 패배하게 되면 책임 있는 분들이 일정 기간 반성하고 전면에 안 나서는 게 상식적이고 통상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 의원은) 이제 시간을 좀 가지면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채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운신의 폭이 넓어져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거듭 피력했다.

초선 이탄희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의원이 성남이 아니라 계양에 출마한 것에 대해 반드시 성찰이 필요하다"며 "선공후사하는 게 이 진영 최고 지도자의 자질인데 그런 거에서 의구심이 불러 일으켜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 재선, 경기지사를 거쳤다. 하지만 이번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분당갑이 아닌 송영길 전 의원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을 물려받으며 논란이 일었다. 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단 문제의식이다.

친문진영 전해철 의원이 전날 불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 의원을 압박하는 데 한몫했다. 앞서 이광재 의원은 전해철·홍영표·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중 한 사람인 전 의원이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한 진정성으로 이해하고 취지에 동의한다"며 불출마를 선언, 이 의원을 겨냥해 배수의 진을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홍 의원도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5선 설훈 의원이 전날 이 의원을 만난 것도 주목된다. 회동에서 설 의원이 이 의원에게 불출마 권유를 했을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두 사람은 자리에서 오고간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차기 대선주자를 노리는 이 의원 입장에선 당대표 출마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이전까지 원외인사로 지내와 당 장악력은 다소 미흡하단 평가를 받아 온 만큼 당대표에 당선, 당내 입지를 확대해 차기 대선의 기틀을 닦아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내서 이 의원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이 의원 측 역시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출마를 놓고 당내 반발 여론이 있는 만큼 어떤 메시지와 명분을 갖고 출마 선언을 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민주당 워크숍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박2일간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열어 대여기조를 정비하고 전당대회 관련 논의를 한다.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뇌관인 만큼 해당 주제를 놓고 첨예한 의견 공방이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곳에서 주류 의견이 어떻게 가닥 잡히느냐에 따라 이 의원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전당대회가 8월28일로 확정돼 이 의원 측도 의견 표명을 지체할 수 없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