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후 첫 휴가철… 감염병 확산 도화선 되나
일상회복 후 첫 휴가철… 감염병 확산 도화선 되나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6.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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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증가냉방기기 사용 급증… 코로나19 재확산 위험
원숭이두창 잠복기‧허위신고 우려… 조용한 전파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여름 휴가철이 감염병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여행객 증가가 예상돼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원숭이두창이 느슨해진 방역을 타고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이중고’에 놓여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수는 7497명으로 14일 연속 1만명을 밑돌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이번 여름 휴가철은 감염병 추이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4월18일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본격적인 ‘일상회복’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도래한 휴가기간인 만큼 급격한 인구 이동 증가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주 중반에도 일일 확진자 급증 현상 없이 안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면 해수욕장을 비롯해 계곡·국립공원·박물관 등으로 인파가 몰려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여름’ 자체가 코로나19 위험요인이다. 더위를 피해 카페나 백화점‧대형상점에도 사람이 몰려들고 냉방기기 사용으로 공기 전파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상승하는 탓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서 개인방역에 대한 긴장감 자체가 낮아진 것도 경계해야할 요소다.

정부는 재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공기의 주기적 환기와 야외에서도 다수인원이 모일 경우 마스크 착용을 할 것을 당부했다. 해수욕장에서는 파라솔 간격을 1m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대응에 나섰다. 27개국이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확산세가 심각한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5개국 입국자에 대한 발열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의 대응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조만간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 진단검사로는 감염 여부가 확인이 되지 않아 증상이 없는 경우 파악이 쉽지 않은게 이유다. 증상이 있더라도 입국과정에서 허위로 신고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을 걸러낼 장치도 없는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완화가 다른 감염병 발병으로 연쇄작용을 일으켰다고 진단하고 이미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이 느슨해지면서 다른 병에도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람의 감염이 확인된 브라질처럼 우리나라도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잠복기에 아무 증상없어서 들어온 사람 중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