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vs 쌍방울, 쌍용차 인수 '2라운드' 돌입…키는 '자금 증빙'
KG vs 쌍방울, 쌍용차 인수 '2라운드' 돌입…키는 '자금 증빙'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6.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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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탄탄한 자금력 바탕 인수 '총력'
쌍방울그룹, 재무적 투자자 유치 힘 쏟아
쌍용차 신차 ‘토레스’ 흥행…몸값상승 이목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자동차]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2라운드에 돌입한다. 인수 재도전에 나선 쌍방울그룹의 경우 KG그룹이 따라오지 못할 높은 가격 등 더 나은 인수조건을 제시해야만 승산이 생긴다. 이를 위해 쌍방울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 확보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증빙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추가 예비실사를 마쳤다. 이에 따라 쌍방울그룹은 오는 24일 예정된 인수제안서 마감 전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예비실사는 앞서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입찰 당시 이뤄진 예비실사에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이미 예비실사를 마친 만큼 쌍방울그룹이 이번 실사를 생략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번에 다시 진행됐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매각 방식이다.

앞서 쌍방울그룹은 스토킹 호스 계약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KG그룹 계열사, 사모펀드 켁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PE로 구성된 KG컨소시엄에 밀렸다.

당시 입찰에서는 KG컨소시엄이 약 3500억원, 쌍방울그룹이 약 380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대금 이외 운영자금 등을 포함하면 두 곳 모두 약 9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자금 증빙. 두 곳의 인수대금은 큰 차이가 없지만 KG컨소시엄이 자금 증빙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KG그룹은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 중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000여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파빌리온PE가 쌍용차 핵심 납품사와 손잡았고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업체에게 수백억원대 투자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쌍방울그룹이 더 높은 인수금과 조건을 낸다면 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야 해 고민이 깊어진다.

쌍방울그룹은 자금 조달과 증빙 마련으로 반전을 꾀한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컨소시엄 구성에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하며 자금 조달 증빙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쌍방울그룹은 당초 총 인수대금 9000억원 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당초 제시안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KG컨소시엄이 쌍방울그룹 제시안을 따라잡을 제시안을 재차 내놓으면 쌍방울그룹은 다시 인수전에서 패한다.

여기에 최근 쌍용차 신차 ‘토레스’가 첫날 사전계약 대수 1만2000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며 쌍용차 몸값 상승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레스가 쌍용차의 판매 저력을 증명하며 인수가가 높아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쌍방울그룹은 단기적 이슈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계획보다 더 높은 인수대금이 조성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 한 임원급 관계자는 “토레스 흥행이 반길만한 상황은 맞지만 단기적 이슈이기 때문에 입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별개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보다는 더 나은 조건으로 제안하려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KG그룹은 토레스 흥행에 여유 있는 모습이다. KG그룹 관계자는 “토레스 흥행으로 몸값이 뛰는 걸 떠나 쌍용차와 토레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쌍용차를 인수하면 쌍용차가 다시 사업을 이끌고 일자리를 지속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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