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현주소-②] 한국투자증권 '김남구-유상호-정일문' 시너지 '적중'
[증권사 현주소-②] 한국투자증권 '김남구-유상호-정일문' 시너지 '적중'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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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 라인업' 1조 클럽 이끌어…세계시장 겨냥 부문별 역량 강화

동학개미의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이슈를 둘러싼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자본 기준 국내 2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달성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김남구 회장-유상호 부회장-정일문 사장으로 이어지는 ‘금융통 라인업’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회장은 증권업계에 일찍 몸담아 온 만큼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특히 사람을 발탁하는 데 남다른 눈을 가졌다.

김 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며 동원그룹계열사인 한신증권(구 동원증권, 현 한국투자증권)에서 증권업계 첫발을 디뎠다.

(왼쪽부터)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신아일보DB)
(왼쪽부터)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신아일보DB)

김 회장은 지난 1991년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가풍에 따라 한신증권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해 이후 1998~2000년까지 자산운용본부 상무를 시작으로 전무,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2003년 동원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이후 2005년 동원금융지주는 한투증권을 인수해 동원증권과 합병했고, 이후 존속법인으로 남은 한국투자증권의 부회장과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를 거쳤다.

이런 그가 유상호 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 한 일화는 유명하다. 유 부회장은 대우증권을 거쳐 2007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후 매년 재선임돼 2018년 3월까지 11차례 연임했다. 유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내려왔지만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회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부회장 타이틀을 거머쥔 첫 번째 인물이다.

정일문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만 34년을 근무하는 이른바 ‘원클럽 맨’이며 잔뼈 굵은 IB(투자은행)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지분율은 100%다. 또 김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20.70%(2022년 1분기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세계로, 세계로’ 김남구, 디지털금융 통큰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실적으로 보면 2017년 6034억5600만원에서 지난해 1조285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기간 연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3.5%다.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전산운용비에만 99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5% 늘어난 수치다. 최근 3년간으로 살펴봐도 △2019년 191억원 △2020년 288억원(전년比 50.7%↑) △2021년 332억원(15.2%↑) 등으로 평균 32.95%씩 증가했다.

전산운용비를 확대 집행하면서 △2020년 3월 온라인 금융상품권 △2021년 8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앱 ‘미니스탁’ 등을 출시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자료=한국투자증권)

또 연내 출시 예정인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의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된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한다.

아울러 초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GWM(Global Wealth Management) 부서를 필두로 개인 종합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과 자산승계 솔루션, 부동산 매매·개발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WM은 국내시장을 넘어 미국 현지 부동산 컨설팅업체와 미국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을 비롯한 자문 전문가가 직접 △매매 거래 △임대차 투자 △매매구조 등 맞춤형 부동산 자문 솔루션을 제시한다.

이 밖에도 미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해외현지법인을 글로벌IB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두보로 삼고 네트워크,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재정비로 ‘분주’…리스크 선제대응에 역량 집중

한국투자증권은 경쟁력 재정비로 분주하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권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883억원, 별도 기준 3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9%, 27.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일문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혁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화 등 3가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간이며, 앞으로도 주력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비는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당연히 여겼던 낡은 관습을 버리고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기초부터 살펴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문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위탁매매의 경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플랫폼 ‘미니스탁’을 통한 해외 주식 활성화,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또 자산관리는 투자은행과의 안정적인 성장모델을 완성하기 위해 자산 증대에 중심을 두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특히 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운용 프로세스 고도화와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해 운용의 안정성을 제고한다. 이 밖에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우량 사업장 주관을 확보하고 수익원 다각화를 모색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시장 부진, 거래대금이 감소했지만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다만 하반기에도 시장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디지털금융, 글로벌IB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부문별 시너지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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