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99명에 '쪼개기 후원' KT 전직 임원들 집행유예
국회의원 99명에 '쪼개기 후원' KT 전직 임원들 집행유예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06.16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된 KT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KT 전 대관 담당 부서장 맹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업무상 횡령)을 각각 선고했다. 

맹씨와 같이 기소된 전모씨, 최모씨 등 전직 임원들 3명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지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를 분리해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KT는 벌금 1000만원에 처했다. 재판부는 KT가 사내 불법 행위를 감독할 의무를 게을리한 데 책임을 물었다. 

맹씨 등은 2014~2017년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산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만들어 이 중 4억3790만원을 19, 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준 혐의를 받는다.

100~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해 360회 걸쳐서 줬다. 정치자금법에는 법인,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지난 3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들은 반성한다며 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기부의 상대방이 된 국회의원 상당수가 KT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국회 소위원회 소속"이라며 "국회의원이 가진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권한이 KT를 위해 부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부당한 개인적 이익을 도모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범행에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현모 KT대표이사는 1500만원 벌금형 약식 선고를 받고 불복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을 받는 중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