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도 우려 높지만 위험 장기화에 달러 낭비 최소화 복합과제
외환보유액이 감소 중인 가운데, 유가 불안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듀얼스파이크 즉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2071.41원이다. 다시 고공행진이 시작된 셈이다.
7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석달째 감소세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환율 방어 필요성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상황에서 높아져 보유액을 헐어서 쓰고 있다는 뜻이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 경제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미 세계은행은 7일(현지시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지금 위기를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스테그플레이션 이후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13일자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점이 성장보다 물가 대응에 맞춰지면서 7월에도 50bp(0.50%p)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치를 지났다는 기대가 뚜렷해지면 긴축 속도가 느려져, 강달러도 제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1년래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적자에 통합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70조원에 달하는 등 일명 쌍둥이 적자다. 글로벌 경제 악화는 재정과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이는 우리나라 신인도를 흔들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원화 약세를 불러오고, 이는 다시 해외자금 공급 이탈과 신인도 추락의 악순환을 빚는다. 수출 경쟁력을 높여 대응하는 게 정석이지만 전례 없는 상황이라 빠른 해결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신인도 우려 때문에 환율 방어를 해야 하지만, 쉽게 보유액을 헐어 쓰지 말고 향후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 및 국가 채무 관리 등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산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고유가에) 결국 금리 인상 외에는 가용 수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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