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최저임금, 현재도 부담…동결·인하하라"
자영업자 "최저임금, 현재도 부담…동결·인하하라"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6.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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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실태조사 결과, 절반 이상 "합리적 수준 결정 필요"
고용포기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수준(%).[사진=전경련]
고용포기 고려하는 최저임금 인상수준(%).[사진=전경련]

국내 자영업자들이 급증한 최저임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이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고 내년 최저임금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1.8%는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반면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42.6%가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어 △1~5% 미만 인상 시 11.2% △5~10% 미만 인상 시 11.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8%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자영업자의 응답은 17.6%에 그쳤다. 반면 18.6%는 현재도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었다. 1~5% 미만 최저임금 인상 시 ‘19.8%’, 5~10% 미만 인상될 경우 23.4%가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 24%가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고 답했다.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이 40%로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점업(28.4%)이 뒤를 이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고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13.4%였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나홀로 사장의 57.1%도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제 관련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적용’이 24.8%로 가장 높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는 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이 19.8%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의 기타 경영 부담 요인으로는 ‘원재료값 등 물가상승’이 52%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연초부터 식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3시간, 월평균 휴무일은 3.8일로 조사됐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사장도 21%에 달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의 근로시간은 10.2시간, 휴무일은 2.8일 수준에 불과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은 최저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인상됐다”며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로 내몰릴 수 있기에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