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루나2.0 사태 대책마련 시급하다
[기자수첩] 루나2.0 사태 대책마련 시급하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6.12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을 강타한 루나-테라USD 사태가 여전한 가운데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가 루나2.0을 발행했다. 하지만 상장 12여일 만에 가격이 90%가 넘게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앞서 테라폼랩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라2.0이 다가올 것이라고 게시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루나2.0은 상장했다. 해당 코인은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권 CEO가 자구책으로 내놓은 새 블록체인 네트워크 ‘테라2.0’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로 발행된 가상화폐다.

시초가 18.98달러를 형성했으며, 특히 글로벌 4위 거래소 크라켄을 비롯한 해외 거래소 10곳이 상장을 지원하며 상장 후 이틀 간 거래량은 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2.08달러로 급락했다.

루나2.0마저 급락하자 권 CEO는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 상태로 전환하며 투자자들에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겼다. 테라2.0 트위터로 통해 홍보하고 투자자들과 소통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권 CEO는 비공개 전환 하루 만에 다시 공개로 전환하며 언론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적극 나서고 허위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나2.0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진 않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도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은 다소 굼뜬 형국이다. 지난달 24일 당정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제2의 테라 사태 방지를 위한 논의에 나선 뒤로도 명쾌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는 13일 당정과 거래소들은 두 번째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상장, 폐지 기준 통일 등이 포함된 자율규약 초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지만, 지난 간담회 결론인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검토보다 후퇴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학계와 법조계 인사들과 가상화폐 거래지원 심사 기준 등에 대한 공동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거래소 특성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신임 원장이 자리한 점도 긍정적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불공정거래·시장교란 행위 근절을 강조한 만큼 가상화폐 시장에서 관련 법 미비로 감독에 적극 나서지 못했던 금융 당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만큼 당정은 예정된 간담회에서 명쾌한 대책을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