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에서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기억하고, 그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그 마음은 지금도 똑같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포격전,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영웅 및 가족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서해 수호 생존 장병 등을 따로 불러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게 북한의 소행인지 아닌지 말씀 해달라"고 했던 천안함 희생자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마흔여섯 분 용사와 한주호 준위, 연평해전 여섯 분 용사, 연평도 포격전 두 용사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도 감사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다. 확실한 보훈체계 없이 강력한 국방이 있을 수 없고 보훈체계는 강력한 국방력의 기초"라면서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제가 여러분을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바쁜 국정에도 저희 유가족과 장병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현 정부 들어 호국과 보훈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해 주시는 대통령과 현충원에서 양복 대신 작업복을 입고 묘비를 닦아주던 보훈처장 모습에 저희는 많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훈정책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일 지방선거일에는 천안함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했고, 대선 후보와 당선인 시절에도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하는 등 천안함 폭침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대통령실 청사 정문에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도열해 참석자들을 맞이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실을 찾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1층 입구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