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출 규제 완화 엇박자…LTV·DSR 함께 고민해야
[기자수첩] 대출 규제 완화 엇박자…LTV·DSR 함께 고민해야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6.0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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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산·서민층에 대한 주거 사다리 구축을 위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완화 카드를 꺼냈다. 자금이 부족한 서민층의 대출 여건을 개선해 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3분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선 규제·가격별로 60~70%를 적용하던 LTV를 80%로 완화한다. 모든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5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는 생애 최초 구매자는 그간 LTV 규제로 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제한됐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최대 4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게 된다.

반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청년층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미래 소득 반영 확대 등을 제외하고는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DSR은 상환해야하는 모든 대출 원금과 이자를 연 소득 대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제도다. 소득이 적은 청년층에 대한 DSR 산정 시 미래 소득을 반영해 대출 금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우회적 완화책을 낸 셈이다.

완화책에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제기된다. 미래 소득을 반영해 대출 금액을 늘려준다고 해도 결국 소득 대비 한도는 정해져 있어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금융기관으로부터 2억원 이상 빌린 대출자를 대상으로 DSR 40%가 적용 중이다. 여기에 내달부터는 1억원 이상 대출자에도 DSR 40%가 적용된다.

물론 금리 인상 시기에 월 상환금 부담 확대에 따른 가계 충격을 완화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대출 한도를 무작정 늘리면 부실 대출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데도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적절한 대출은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출 규제 완화책이 실제 효과를 내기 위해선 미래 소득 반영 외에도 DSR 비율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취재 중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대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도 LTV를 100% 적용해도 DSR을 똑같이 규제하면 수요자의 구매 여력은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득 대비 대출 금액을 제한한다면 실제 LTV 80%라는 혜택을 적용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견해다.

정부는 대출 규제 완화책을 내면서 투기 수요 외 생애 최초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춰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고 했다. 실제 집이 필요한 수요자의 주택 구매 여력을 높이기 위해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LTV와 DSR 완화책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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