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 올리는 '통합' 롯데제과…시너지 '기대', 지배력 '물음표'
돛 올리는 '통합' 롯데제과…시너지 '기대', 지배력 '물음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6.07 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1일 롯데푸드 흡수 합병 완료, '식품 톱2' 발돋움
빙과 1위 포트폴리오 다각화 불구 확실한 무기 부재
지난 5월27일 열린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모습. 이날 롯데푸드와의 합병 결의안이 원안 가결됐다. 사진 가운데는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사진=롯데제과]
지난 5월27일 열린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모습. 이날 롯데푸드와의 합병 결의안이 원안 가결됐다. 사진 가운데는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사진=롯데제과]

‘통합’ 롯데제과 출범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롯데제과는 ‘메가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 단번에 국내 식품기업 톱(Top)2에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빙과 등을 제외하면 기대만큼 지배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7월1일 합병을 완료한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 남고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결의안 승인을 받으며 합병을 공식화했다. 

◇'1등 롯데' 신동빈 회장 강력한 의지 반영

통합 롯데제과는 그룹 식품HQ(헤드쿼터)를 겸직 중인 이영구 현 대표가 이끈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는 신설된 푸드사업부를 책임진다.

통합 롯데제과는 ‘1등 롯데’를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각각 ‘미래성장을 위한 혁신’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지난해 상반기 VCM에선 1위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강조했다.

합병 전 롯데제과(2021년 연결기준 매출 2조1454억원)와 롯데푸드(1조6078억원)는 국내 식품 상장사 중 각각 11위, 13위 수준이다. 이번 합병으로 동원F&B와 대상, SPC삼립, 오뚜기 등을 제치고 CJ제일제당과 식품업계 톱2를 차지하게 된다. 

◇종합식품기업 인지도, 수익성 제고 기대

롯데제과는 합병으로 몸집을 크게 키우는 동시에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우선 여름 성수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빙과 사업자 1위 자리를 가져오게 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은 빙그레(28.0%)가 해태(12.2%)를 인수한 후 합산점유율 40.2%로 1위를 차지했다. 롯데제과(30.6%)와 롯데푸드(14.7%) 합병이 이뤄지면 점유율은 45.2%로 올 여름부터 선두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모습. [출처=롯데제과]
한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모습. [출처=롯데제과]
롯데제과 서울 양평동 사옥.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 서울 양평동 사옥. [사진=롯데제과]

해외 진출도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현재 70여개국 200여개의 거래선을 보유 중이다. 흡수 합병하는 롯데푸드보다 4배가량(거래선 기준) 많다. 카자흐스탄·인도·파키스탄 등 8개의 해외법인도 운영한다. 캔햄과 분유를 비롯한 롯데푸드의 수출 제품이 롯데제과의 해외 영업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배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또 롯데푸드가 보유한 유제품과 가정간편식(HMR)은 물론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실버푸드·노블푸드(신소재 활용 식품) 등 전 생애주기의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CJ제일제당과 동원, 대상 못지않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수익성 제고도 기대된다. 1분기 연결기준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8.% 줄어든 108억원, 롯데푸드는 71% 감소한 27억원으로 감소했다. 롯데제과는 현재 중복된 생산·물류 라인과 경쟁력이 부족한 브랜드를 과감히 축소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생산·물류 최적화를 통한 비용절감이 손익 개선을, 해외 판매와 신사업 확대가 외형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리적 결합 따른 존재감 키우기 '과제'

식품업계는 통합 롯데제과가 큰 위협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2위 기업이 되지만 국내 식품시장을 지배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시각이다.

빙과의 경우 1위 사업자가 확실시된다. 하지만 관련 시장규모는 2015년 2조184억원에서 2021년 1조8150억원(aT·유로모니터 추정)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제과사업은 롯데푸드와의 당장 시너지를 낼 여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오리온 등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건 쉽지 않다.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 [사진=롯데푸드]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 [사진=롯데푸드]

국내 식품시장에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가정간편식(HMR) 부문도 비슷하다. 흡수 합병하는 롯데푸드가 현재 HMR 브랜드 ‘쉐푸드’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지배력은 크지 않다. 실제 롯데푸드의 지난해 가정간편식 사업 총 매출액은 약 2200억원이다. 이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686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동원F&B의 ‘양반(3500억원)’ 브랜드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리적 합병으로 외형은 커졌으나 CJ의 ‘간편식’, 농심 ‘라면’처럼 판을 주도할만한 확실한 무기는 딱히 안 보인다”며 “합병 이후 업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가질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 합병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자신한다.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중간재 사업 중심의 롯데푸드가 50여년에 걸친 롯데제과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DNA를 흡수해 최근 성장하는 HMR 사업 등에 적용하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