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총력…소비자는 '글쎄'
보험사,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총력…소비자는 '글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6.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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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점유율 0.7%…비급여 이용량 따라 차등지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보험료가 올해 10만원 이상 오른 A씨(65세)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연 130만원으로 치솟은 보험료가 부담스럽지만 나이가 들면 병원 갈 일이 더 늘어나는데 4세대 보험은 병원에 자주 갈수록 보험료가 할증된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생각하면 4세대 보험이 유리하지만, 병원 이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보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도 대대적인 할인과 마케팅을 통해 4세대 보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인의 건강과 병원 이용 등 다양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환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 전환 마케팅은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4세대 전환을 통해 의료 쇼핑 등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며 보험금 누수를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공할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를 위해 지난해 7월 출시했다.

보장범위와 한도는 기존과 유사하지만 보험료는 1세대 보험료 대비 75%, 2세대 60%, 3세대보다 20% 저렴하다.

예를 들어 40세 남자 기준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월 보험료는 4만7310원에서 1만1982원으로 월 3만5328원, 연간 42만3936원을 절약할 수 있다. 같은 조건으로 2세대는 월 1만6714원(연간 20만568원), 3세대는 월 2530원(연간 3만360원) 등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다만 환자가 지급하는 실제 의료비인 자기부담비율은 급여 20%, 비급여 30%로 책정됐다. 
 
이에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지급된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받으면 다음 해 월 보험료가 할증되는 시스템이다. 재가입주기도 기존 15년에서 5년으로 짧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전환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전환 유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31일 '실손 전환 전용 콜센터'를 오픈했다. 가입자는 실손 전환 전용 콜센터를 통해 실손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물론 4세대 실손과의 차이점에 대한 상담할 수 있다. 

만약 전환을 원하는 가입자에게는 별도의 서류, 설계사 없이 녹취 등을 통해 바로 전환이 가능하다. 추가 보장 컨설팅을 원하는 가입자에게 설계사가 상담을 제공한다.

DB손해보험도 1월말부터 4세대 실손 전환 전문 상담원을 배치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전환율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4세대 실손의 점유율은 1.5%에 그쳤다. 4세대 실손보험 점유율은 0.7% 수준이다. 

이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1월부터 이달까지 1~3세대 가입자 중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 전환을 신청한 가입자 대상 1년간 보험료 50% 할인해주는 혜택도 포함된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으로 보면 낮은 전환율은 아니다"며 "다만 대대적인 할인과 전문 상담 인력 등 전환 유도 서비스에도 한 번 바꾸면 돌이킬 수 없어 소비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스스로 나의 건강 상태는 물론 병원을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지, 보험료 부담이 과도한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