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구와 CJ의 문화강국
[기자수첩] 김구와 CJ의 문화강국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6.03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을 통해 우리나라가 문화(文化)의 힘을 근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희망했다. 그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라면서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길 원한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이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가장 높은 긍정 평가(한국갤럽, 2021)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21세기 성장동력으로서 문화산업을 강조하며 이전 정부와 다른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검열과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면서 창작자를 비롯한 국민 모두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대중 정부 이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신한류(New Korean Wave)는 한국의 뛰어난 콘텐츠 발전과 함께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치켜세웠다. 영화·드라마·음악·음식·게임 등 한국의 문화산업이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K-콘텐츠의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K-콘텐츠의 높은 위상은 민간영역에서 부단히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전 세계에 진출했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 최근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프랑스 칸 영화제의 ‘겹경사’ 역시 마찬가지다. 송강호의 남우주연상과 박찬욱의 감독상은 각각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으로 비롯됐다. 두 영화 모두 CJ그룹의 계열사인 CJ ENM이 투자·배급했다. 

CJ는 국내 자산총액 기준(공정거래위원회, 2022) 재계 10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콘텐츠를 주력으로 한다. 핵심인 CJ제일제당은 식품, CJ ENM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가 주 사업이다.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비롯해 칸과 미국 아카데미를 반하게 한 영화 ‘기생충’, 최근까지 큰 화제가 된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까지 대중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콘텐츠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K-문화산업을 이끌고 있다.

CJ는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철학 아래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주도로 1995년부터 25년여간 문화산업에 7조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때 “앞으로도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의 나의 꿈”이라면서 문화산업의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송강호와 박찬욱의 이번 수상도 CJ 남매의 이 같은 의지로 실현된 것이다. 

이재현 회장은 칸에서의 겹경사 직후 2026년까지 콘텐츠·식품을 비롯한 미래 라이프스타일 사업에 2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CJ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문화강국을 꿈꾸는 이재현과 이미경 CJ 남매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parkse@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