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E열전] 친환경 소재·장비 도입·개발 '진심'
[창간특집-E열전] 친환경 소재·장비 도입·개발 '진심'
  • 김소희·장민제·윤경진·이성은·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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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폐기물 감축·재활용률 제고 총력
현대차·포스코·대한항공- 탄소 배출 절감 박차
롯데·신세계·CJ·현대백- 환경친화 패키지 변경
아시아나항공 ESG슬로건 공모 이벤트 배너[이미지=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ESG슬로건 공모 이벤트 배너.[이미지=아시아나항공]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친환경(E) 사업 역량 극대화에 집중한다.

삼성·LG·SK와 같은 전자·반도체 기업들은 폐기물 감축 기술개발과 재활용·재사용 비율 제고에 총력전을 펼친다. 현대자동차·포스코·대한항공 등 중후장대 기업들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이 가능한 소재를 접목하고 있다. 롯데·신세계·CJ·현대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식품·유통 기업들은 무라벨 도입·포장재 경량화에 힘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에너지 절감과 자원 선순환을 도모,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반도체- 업사이클링·탄소감축 기술개발

대표적인 전자·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는 제품 설계부터 업사이클링(새활용)한 소재나 친환경 소재 도입에 적극 나선다.

삼성전자는 제품 포장재로 지속가능산림인증(FSC) 종이와 재생 종이를 100% 적용하고 있다. CE부문에선 2020년 기준 재생 플라스틱 2만5000톤(t)을 제품생산에 사용했고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선보인 갤럭시S22 시리즈는 일반 플라스틱 대비 약 25%의 이산화탄소(CO2) 절감 효과가 있는 해양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부품 소재로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 소재를 친환경으로 바꿀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태양전지 패널을 내장해 태양광이나 실내조명으로 충전이 가능한 친환경 리모컨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도 태양전지 리모컨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폐어망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갤럭시 기기에 적용한다.[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폐어망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갤럭시 기기에 적용한다.[이미지=삼성전자]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휴대폰, TV, 모니터 등 제품군에서 재활용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2030년 전 세계 생산사업장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9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친환경 관련 제품 재질·구조 개선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일부 냉장고 모델의 재질을 변경해 기존 대비 약 2%(2㎏) 중량을 감소시켰다. LG전자는 자원 활용성 확대와 폐기물의 저감을 위해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2030년까지 보유 또는 임차한 업무용 차량 전량을 전기·수소 등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가 첫 선보인 DDR5 D램은 이전 세대(DDR4)보다 용량이 최대 4배 크고 속도(대역폭)가 약 2배 빠르다. 동작 전압은 1.1v로 DDR4(1.2v)보다 낮아 전력 소비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공정가스의 처리절차도 3단계로 나눠 분해한다. 아울러 2018년 물을 사용하지 않는 워터 프리 스크러버를 개발했고 이듬해 물을 다량 소모하는 스크러버의 단점을 개선했다. 2020년엔 WSS에서 배출되는 물을 재이용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고 PCW 재이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차·항공·철강·에너지- 생산~소비 전 과정 탄소중립 입힌다

중후장대 산업으로 묶이는 현대차·포스코·대한항공·SK에너지·LG화학은 친환경 재질 개발과 설비 적용으로 탄소배출 절감에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발표한 투자계획에서 전동화·친환경에만 2025년까지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를 통한 친환경을 넘어 차량 소재도 친환경을 접목한다. 실제 현대차·기아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는 재활용 섬유, 친환경 페인트 등이 적용됐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이성은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이성은 기자]

포스코는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도입과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포스코형 저탄소 제품 판매전략 등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세계 첫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HyIS 2021’를 개최하며 하이렉스(HyREX)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하이렉스는 분광과 수소를 사용해 철강을 제조하는 친환경 공법이다. 포스코는 정부·국내 철강사와 협업해 오는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톤(t)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건설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보잉 737-8 항공기’ 1호기를 들여왔다. 해당 항공기는 기존 동급 항공기 대비 15%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또 2025년 유럽의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사용 의무화 제도에 맞춰 프랑스 파리-인천 국제선 정기편 노선에 국내 처음으로 SAF 도입을 추진한다. SAF는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SK에너지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석유제품’을 국내 처음으로 출시했다. SK에너지 탄소 중립 석유제품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뿐만 아니라 소비 과정의 온실가스까지 감축대상 범위를 확대한 개념이다. 탄소중립 석유제품은 생산·수송·소비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산정한 후 온실가스 흡수·감축 프로젝트에서 발행된 같은 양의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중립화했다.

LG화학은 바이오 소재와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에 3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 구체적으론 △ISCC Plus 인증을 받은 바이오 밸런스 SAP △생분해성 고분자 PBAT △바이오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태양광 패널용 POE/EVA 등 소재 산업 등이다.

◇식품·유통·외식- 친환경 생산시설·포장재 도입 분주

식품·유통 빅(Big)4 그룹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CJ는 환경친화 패키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한다.

롯데칠성음료는 2040년까지 음료·주류 생산 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유니폼을 제작해 영업직군 직원들에게 배포했으며 무라벨 NB(New Bottle)캔 적용, 포장재 경량화 기술 연구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17개 점포 주차장에 연간 2092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총 4메가와트(㎿)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사진=롯데쇼핑]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6월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을 시작으로 전 점포에 사탕수수 섬유소로 만든 친환경 종이 ‘바가스 펄프’를 도입한다. 이어 패션·잡화 등 백화점 내 모든 장르에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마트·트레이더스·물류센터 업무용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한다. 이마트는 앞서 2021년에 즉석조리식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포장용기를 분리 배출할 수 있는 바가스 펄프로 변경했으며 유산지와 스티커도 재활용이 쉽도록 무(無) 코팅·콩기름 잉크 인쇄 방식으로 바꿨다.

CJ그룹은 2026년까지 바닷물에서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생산시설 확대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 CJ푸드빌은 100% 재활용되는 천연펄프 물티슈, 수용성 코팅이 적용된 샌드위치 지함 박스 등 친환경 소재를 도입한다. 외식 매장에는 친환경 설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음식물 쓰레기를 매장별로 90% 감축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뚜레쥬르는 내수성·내구성이 개선된 종이빨대와 종이막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종이 ‘얼스팩(earth pact)’과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포장필름을 적용된 상품을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농산물 용기를 식품관에서 판매 상품에 적용한 데 이어 올해 폐지로 만든 친환경 쇼핑백, 재활용·생분해되는 종이컵을 도입했다. 종이컵은 수용성 코팅 제지 ‘그린실드(Green Shield)’를 사용해 별도의 코팅 분리 과정이 필요 없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러 정육 상품 패키지에 판매되는 보냉가방을 재활용 PET 소재로 변경했고 장바구니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인 타이벡(Tybek)으로 만든 친환경 장바구니로 교체했다.

[신아일보] 김소희·장민제·윤경진·이성은·최지원 기자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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