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월세' 향하는 주택 임차인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월세' 향하는 주택 임차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5.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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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작년 동기보다 36%↑
세입자 '대출이자 부담'·집주인 '보유세 부담' 확대 영향
서울시 용산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용산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작년 동기 대비 36%가량 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입자는 전셋값 급등과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주인은 보유세 부담이 지속해서 확대하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해진 모습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순수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은 2만2375건으로 1년 전 1만6476건 대비 35.8% 늘었다.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만건을 넘긴 건 지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초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39.4%로 작년 동기 34.6%보다 4.8%p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지금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2016년 38.7%보다도 0.7%p 높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지난 2020년부터 2년째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9.5% 늘어난 6만1044건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6만 건을 넘겼고 작년에는 7만7136건으로 26.4% 급증했다.

전세의 월세화에 속도가 붙는 것은 주택 가격 급등에 따른 전셋값 상승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해 세입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다섯 차례 인상되며 연 1.75%로 올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히는 등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신호를 내고 있다. 

집주인도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가격 급등에 따라 늘어난 보유세 자금을 확보하려고 월세 임차인을 찾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전세 공급 감소도 주택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임대차 3법과 세 부담 증대,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치면서 보증부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전세의 월세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세입자 부담 증가로 인해 준전세나 준월세 등 보증금을 낀 월세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집주인도 아직 시중 예금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앞으로 지속해서 늘어날 보유세 등 조세 부담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월세 중에서도 준전세나 준월세 등 보증금 비중이 높은 물량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상승은 집주인들에게 전세 공급을 늘리는 유인이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예금금리가 낮은 편이라서 공급 유인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