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부커상 수상자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베일을 벗는다.
한국 문단은 소설집 ‘저주토끼’로 후보에 오른 정보라(46)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며 지난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수상한 한강 작가에 이어 6년만의 트로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저주토끼’는 과학소설(SF)과 공포, 판타지 등이 혼재된 장르 문학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앞서 이 소설은 지난 3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 13명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4월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명에 포함됐다.
정보라 작가는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을 하게 됐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를 비롯해 노르웨이의 욘 포세, 일본의 가와카미 미에코,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아 피네이로, 인도의 지탄잘리 슈리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소설집 '저주토끼'를 영어로 옮긴 안톤 허(본명 허정범·41)도 한국인 번역가로는 처음 공동 후보로 지명됐다. 이로써 올해 최종후보는 여성 작가가 5명, 여성 번역가가 3명 포함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정보라의 소설 '저주토끼'에 대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든 마술적 사실주의”라며 “공포, 판타지, 초현실적 요소가 혼합돼 있지만, 각각 이야기는 일상의 실제 두려움과 압박에 본능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문단에서는 한강 작가의 수상에 이어 6년만의 경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저주토끼’의 번역가 안톤 허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문체의 전달력, 아이러니, 상상력이 정보라의 문학성”이라며 영미권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정보라는 부커상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지인들 외에 광대한 영어권 세계가 독자층이라는 게 약간 겁이 났다”면서도 “후보 지명은 계속 글을 쓰고 새로운 독자를 찾는 데 큰 격려가 된다”며 후보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한편, 부커상의 최종 수상자는 26일 밤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