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교육 박순애·복지 김승희 지명… 식약처장 오유경 발탁
모두 여성으로 발탁… 최근 '남성편중' 여론 비판에 '女우선' 선회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앞서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운 것으로, 김 후보자 사퇴 23일만에, 정 후보자 사퇴로는 불과 3일만에 후속인선을 단행했다.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장관 2명과 차관급 1명 등 3명에 대한 이 같은 인선을 단행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특히 3명 모두 이례적으로 여성으로만 발탁해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박순애 후보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역임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자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승희 후보자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라면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국가 보건복지 정책 수립과 당면한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간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쌓아온 김 후보자의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오유경 신임 처장은 한국약제학회 회장,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이에 앞서 이날 윤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 16명의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16명 가운데 여성장관은 한화진 환경부·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3명이다.
여기에 박순애·김승희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각의 여성 장관이 5명으로 늘어난다. 애초 3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던 상황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내각 구성에서 '성별'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인사를 강조해왔다.
그 결과 서울대 출신 남성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여론의 지적이 잇따랐다.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내각'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때에는 미국 기자가 내각에 여성 발탁이 부족하다고 공개지적하기도 했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첫 외교 무대 데뷔전에서 새 정부의 양성평등에 대한 지적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새로 인선하는 고위직에는 여성을 우선 고려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만찬 자리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젠더 갈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자 "여성 공직 인사 후보자들 평점이 낮으며,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게 누적돼 그럴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