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 주판 튕기는 증권사…적정 이자율 고심
[기준금리 1.75%] 주판 튕기는 증권사…적정 이자율 고심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5.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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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0.25%p 인상…업계 "보수적인 투자 전략 필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하락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서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증권사들의 조달·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조달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다. 증권사로선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이자율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p) 인상한 1.75%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용 기간에 따라 금리가 다르게 적용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두 자릿수로 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0대(자기자본 기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최소 4.5~9.5%다.

실제 이달 들어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상을 단행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다음달 구간별 이자율을 0.25%p 상향할 예정이다.

증권사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율 상승을 결정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도 이자 수익 확대로 배를 불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자율 인상은 금리 인상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고 기간적 여유를 두고 결정한다”며 “다만 금리 인상 발표 이후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하고, 인상 폭도 여유 있게 조정해 장기간 운용하는 등 계단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요인 탓에 증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를 기회 삼아 적극 투자에 나서는 점에서 반대매매도 문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 내에 변제하지 못 할 경우, 투자자 의사에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다.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737억원이다. 이는 2월(2078억원)과 3월(2090억원)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보다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물가, 연준 우려가 상반기에 선반영 됐고 하반기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인플레이션과 긴축 영향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둔화 양상이 증시에 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