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1.75%로 인상한 가운데, 보험업계는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는 자산운용수익과 투자영업수익이 개선되지만, 금리가 단기간 급격히 오르면 재무건전성은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날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엔 호재와 악재가 모두 담겼다.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받은 보험료를 안전성이 높은 장기채권 등에 투자한다. 본업인 보험상품 판매보다 자산운용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다.
보험사는 보통 20~30년 이상 자산을 운용한다.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오를수록 유리한 셈이다.
같은 맥락으로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됐고,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제로금리까지 떨어지면서 신통치 못했다.
생명보험사 상위 5곳(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농협생명)의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22%에 그쳤다. 손해보험사 상위 5개(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 평균 수익률(3.81%)도 4%대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수차례 올랐고, 앞으로도 추가 인상 전망이 우세한 만큼 보험사의 투자 수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해 크게 웃을 수 없는 처지다. 투자 수익 개선은 중장기적인 호재인 반면, 건전성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15개 생보사 평균 RBC는 179.7%로 집계됐다. 전 분기(222.3%) 대비 42.6%p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개 손보사 평균 RBC도 201.3%에서 181.3%로 20.0%p 떨어졌다.
RBC 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금융당국은 RBC를 15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RBC가 떨어진 원인은 금리가 오를수록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채권이 금리 인상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이익이 줄어 RBC도 덩달아 떨어질 수 있다”며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고 보험사의 기초 체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며 금리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