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⑦] 대기업 중고차 1년 유예와 신사업 진출
[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⑦] 대기업 중고차 1년 유예와 신사업 진출
  • 신아일보
  • 승인 2022.05.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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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정책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국가 운영에 나섰다. 취임사 화두로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시장경제의 회복’을 국정운영 철학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대통령 출범 만찬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그룹 총수를 초청, 친기업 행보를 각인시켰다. 이에 <신아일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행보에 힘이 되어주기로 했다. 대선 직전 진행한 ‘새정부 바란다’ 릴레이 연재에 이어 이번엔 ‘윤석열 바란다’ 타이틀로 경제5단체와 이슈시장 협단체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신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 5월 한달간 매주 수,목,금요일은 경제인들이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특별기고’ 자리다.
오늘은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직언이다./<편집자 주>

 

 

중고차판매업은 지난 3월 중기부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으로 의결돼 완성차 업계를 포함한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다만 지난 1월 중고차사업단체가 상생협력법을 근거로 ‘사업조정’을 신청해 심의한 결과 내년 1월 시범 판매 기간을 거쳐 5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하게 됐다. 3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던 대기업의 중고차판매업 진출 문제가 마침내 일단락된 것이다.

완성차 업계로선 중고차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으로 완전 개방됨에도 1년 유예기간 설정과 시범사업 기간 내 매집과 판매 상한 제한 등으로 중고차시장 선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을 외면한다는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국내 중고차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259만6000대로 전년대비 5.3%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신차 시장의 1.4배 규모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체들의 불법·탈법적 거래, 허위 매물, 중고차가격 불신 등 낙후된 시장으로 미국 2.4배, 독일 2배 등 해외 중고차시장 규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9년 10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76.4%가 중고차시장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한 이유로는 ‘차량 상태 불신’ 49.4%, ‘허위·미끼 매물 다수’가 25.3%를 각각 차지했다.

이렇듯 그동안 중고차시장은 판매자-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온전히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레몬시장으로 변질됐다. 앞으로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시장 진출하게 되면 중고차시장 투명성 뿐만 아니라 소비자 편익, 부품산업 활성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의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첫째 중고차 개방으로 시장 선진화를 도모하게 된다. 현재 국내 중고차시장은 진입규제로 케이카(K-Car), AJ셀카 등 소수의 대기업과 중고차연합회, 수입차간의 경쟁만 이뤄지고 있는 불완전 경쟁시장이다. 불완전 경쟁시장은 정보 비대칭성, 독과점 등으로 높은 가격, 비용 등 시장실패를 초래하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완성차 업체는 공정 경쟁을 유도해 모든 중고차 업계가 본격적으로 품질·서비스 향상 등 소비자 권익 제고에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시장 전반에 비즈니스 모델 확산으로 허위 미끼 매물, 성능 사기 등이 자연스럽게 퇴출돼 전체 시장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시장 신뢰성과 거래 안정성 향상, 선택권 증가에 따른 소비자 후생 증가, 다양한 거래시장 발전과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중고차 인증제도 확산, 다양한 주체들의 시장참여로 거래시장 발전과 시장규모 확대, 효율화 등으로 기업의 성장은 물론 소비자 만족도 향상과 신뢰 형성으로 이어져 시장참여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윈윈(Win-Win)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제조사 등 다양한 주체들의 시장참여로 상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 엄격한 품질 보장, 수출경쟁력 확보 등 선진시장 구축하고 있다.

셋째 완성차 경쟁력, 기술혁신, 독과점 방지, 부품산업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완성차 업체는 제품 전주기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안전관리, 제품개선 등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완성차 업체가 매집한 비인증중고차(non-CPO)를 중소매매 업계에 경매 방식으로 배분해 케이카, 헤이딜러 등 플랫폼 대기업의 독점을 방지하고 중소매매 업계에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매집물량을 제공하게 된다.

최근 신정부는 국정목표로 경제의 중심을 기업과 국민으로 전환,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인 경제를 일으키겠다고 발표했다.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판매사업을 차질없이 준비해 정부의 국정목표에 부응하도록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하도록 할 것이다. 한편으론 중고차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거래 등록 등 중고차 관련 제도들을 혁신해 중고차시장의 성장 엔진을 복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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