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바란다
[기자수첩]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바란다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5.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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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했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특혜 논란 등으로 인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며 장관직을 맡았다. 

원희룡 장관의 최우선 과제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부 장관으로서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는 것이다. 

20대 대선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 문제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전국 아파트값은 19.9%, 전셋값은 11.4% 뛰었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아파트값과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38.3%와 20.1%까지 올라간다.

문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이 불러온 부동산 가격 상승은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 부담 증대로 이어졌고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 어려움과 주거 불안에 시달렸다. 이는 급격한 민심 이탈로 이어지며 결국 5년 만에 정권 교체로 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성난 민심을 달랠 적임자로 원 장관을 택했다. 새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교수와 관료 등이 거론되던 와중에 나온 깜짝 인사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원희룡 당시 제주지사를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주요 정책과 공약을 설계해왔고 공정과 상식이 해결돼야 할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원 장관은 부동산 전문가라고 볼 수는 없지만 3선 국회의원과 재선 제주지사를 역임한 정무 감각과 추진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국토부 장관 인선에서 정무 감각과 추진력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면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에 나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미 인수위 당시 그간 하향 안정화를 보이던 집값은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한 취임식에서 댓글로 받은 국민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부동산 민심과 마주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집값을 잡기 위한 무리한 정책보다는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의 첫 정책 시험대는 정부 출범 100일 내로 발표한다고 한 250만호+a 주택 공급계획이 될 전망이다.

원 장관은 이를 통해 "수요가 많은 도심 공급에 집중해 집값 안정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이 새 정부 첫 국토부 장관으로서 국민들이 윤 정부에 기대한 집값 안정과 공급 확대를 함께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