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박3일 방한 마치고 떠나… '한중관계' 구축 부담 과제로
경제 더해 기술동맹까지… 첫 일정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 '상징적'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사흘 동안 수차례 만남을 가지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한미동맹'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오산 공군기지를 함께 방문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일본으로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배웅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머문 사흘 내내 만나며 우애를 다졌다.
특히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3+3 소인수 회담은 예정됐던 30분을 넘겨 72분간 진행됐고, 차담 형식으로 진행된 단독 회담도 예정 시간(10분)을 넘겨 25분간 이어졌다. 반면 애초 50분으로 예정됐던 확대 회담은 10여분간 비교적 단출하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가치에 공감하고 서로 신뢰하고 그런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의미가 있고 (소인수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면서 "소인수·단독 환담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고 막상 확대회담에 들어갔을 땐 '더 이야기할 게 없다' 싶을 정도로 진전이 된 상태여서 모두발언하고 조금 이야기 나누다가 일찍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의 한 차원 높은 동맹을 제시했다.
두 정상은 기존 군사동맹에서 한미FTA를 통한 경제동맹에 이어 이번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동맹까지 나아가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 동의했다.
한미 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는 △기후변화 공동 대응 강화 △감염병 대응을 비롯한 보건 협력 △디지털 권위주의 위협 증가에 대한 대처 등 인터넷 분야 협력 △사이버 공간에서의 안보 협력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인 추가공격 반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서도 양국은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것도 '기술동맹' 등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중관계' 구축에 부담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우리 정부는 반중국 연대 성격을 띠는 미국 주도의 경제적 협의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의 원칙에 기초해 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강한 반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IPEF와 함께 '대만' '남중국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등 곳곳에 중국을 의식한 표현들이 담겼다.
다만 이에 대해 대통령실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현재 IPEF 포함해서 다자적인 프레임워크라든지 또는 양자적인 측면에서도 어떤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 상호보완적인 국가들 간에 공급망 안정을 가져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양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건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사안과는 별도로 인도주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1년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에 역사적인 토대를 만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갖고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해준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을 아시아 첫 순방지로 방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이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