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지출 늘었지만 실제 소비 줄어…서민부담 가중
식료품 지출 늘었지만 실제 소비 줄어…서민부담 가중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5.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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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교통 등 실질지출도 감소…정부 "최우선 당면과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물가상승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식료품을 비롯한 명목 지출은 전년 대비 늘어난 반면 물가 변동을 제거한 실질 지출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식료품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지출했지만, 실제 소비량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고물가 여파로 삶의 질 저하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월평균 38만8000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0.9%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물가를 고려한 실질 지출 금액은 같은 기간 3.1% 줄었다. 이 외에도 △주거·수도·광열(1.1%↓) △교통(6.0%↓) △기타 상품서비스(0.2%↓)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실질 지출이 감소했다.

다만, 이들 항목 모두 명목 기준으로는 지출이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은 2.3% 늘었으며, 교통과 기타 상품서비스도 각각 2.8%, 4.0%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와 주거·수도·광열, 교통 등은 필수 소비로 꼽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삶의 질은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명목 지출은 늘었지만 실질 지출이 줄어든 것은 돈은 더 썼지만 소비하는 양은 줄었다는 의미”라며 “소비의 질이 더 떨어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생활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지는 실정이다. 1분기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의 물가는 지난해보다 4.1%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8%)을 상회했다.

이 밖에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등도 같은 기간 3.5% 올랐으며, 교통도 9.5%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생산자물가 상승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1% 상승하며 4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식용류와 석유류, 계란, 돼지고기 등 생활 밀접 품목의 물가를 점검한다. 또 이달 말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을 포함한 민생 안정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전망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0일 제1차 경제차관회의를 통해 “엄중한 물가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민생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최우선 당면과제라는 인식 하에 물가 상승 억제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