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⑤] 노사관계법·제도 '글로벌수준' 맞게 개선
[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⑤] 노사관계법·제도 '글로벌수준' 맞게 개선
  • 신아일보
  • 승인 2022.05.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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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자총협회 황용연 노동정책본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국가 운영에 나섰다. 취임사 화두로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시장경제의 회복’을 국정운영 철학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대통령 출범 만찬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그룹 총수를 초청, 친기업 행보를 각인시켰다. 이에 <신아일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행보에 힘이 되어주기로 했다. 대선 직전 진행한 ‘새정부 바란다’ 릴레이 연재에 이어 이번엔 ‘윤석열 바란다’ 타이틀로 경제5단체와 이슈시장 협단체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신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 5월 한달간 매주 수,목,금요일은 경제인들이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특별기고’ 자리다.
오늘은 50여년간 경영계를 대표해 노사관계를 담당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발언이다./<편집자 주>

 

 

5월10일 신정부가 출범했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대란, 고물가, 고금리, 역대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 환율 등 복합적인 대내외 악재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시계(視界) 제로의 형국이다.

여기에 더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후진적인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의 걸림돌이자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953년 제정된 노동법은 정규직 기득권에 대한 과(過)보호로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노조법을 개정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세계는 글로벌화, 4차 산업혁명, 디지털화 등 메가트랜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노사관계법과 제도를 글로벌 수준에 맞춰 선진화해야 한다.

먼저 근로시간, 임금 등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는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의욕과 열정을 훼손시키고 있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의 경계가 해체되고 노동의 유연화가 절박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필수적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야만 일자리 문제를 풀 수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같은 유연근무제가 있지만 활용 기간이 최대 각 6개월, 1개월 등으로 짧아 기업들이 쓰기 어렵다. 활용 기간을 1년으로 늘리면 인력운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연구·개발(R&D)이나 고소득·전문직은 다양한 업무 수행방식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근로시간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역량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 연장근로도 1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주문이 밀리거나 업무가 폭주할 경우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 연장 근로 제한을 연, 월 단위로 바꿔야 한다.

ILO 핵심협약이 지난달 20일 발효됐다.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 허용 등 노조의 단결권은 크게 강화시켰지만 노사관계 힘의 균형을 위한 보완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들은 핵심협약을 이유로 노동계가 노동법 개정 요구 등의 정치파업을 하거나 자영업자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도 노조를 만들어 교섭을 요구할까 우려하고 있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노동계의 무리한 교섭요구나 파업을 예방하고 노사관계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노사 간 힘의 균형 회복 차원에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금지, 부당노동행위제도 개선 등 보완입법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그동안 노동계의 불법파업이나 불법집회에 대해 정부가 노사자율을 명분으로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불안이 커졌다. 이같은 불법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합리적 노동운동을 위축시키고 강성 노동운동을 확산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조의 불법파업 등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매우 적절한 상황 인식이라고 본다.

노동정책은 노사관계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환경 등 많은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정부가 의도한 대로 추진되기 어렵고 그 향방을 섣부르게 예측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정부가 분명한 노동정책의 원칙을 제시하고 그 원칙을 일관성 있게 견지하면 경제주체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추진돼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신속히 극복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것을 기대한다.

/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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