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전원 참석… 지방선거 앞 호남 민심 공략 가속화
이준석 "퇴행 않는 변화였으면"… 민주 "학살 세력 후예"
국민의힘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대거 참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추산에 따르면 원외인 이준석 대표와 의원 99명 등 총 100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총 109명의 소속 의원 가운데 코로나19 등에 따른 병가나 지방선거 회의 참석 등의 일정이 있는 의원을 제외한 사실상 전원 참석인 셈이다.
이로써 이번 기념식은 역대 가장 많은 보수정당 정치인이 참석한 기념식이 됐다.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슈에 거리를 뒀던 보수정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 가운데 86명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광주행 KTX특별열차를 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날 기념식 마지막 순서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의원들은 양옆 참석자들과 잡은 양손을 반주에 맞춰 힘차게 아래 위로 흔들거나 주먹을 쥔 손을 아래위로 흔들며 제창에 참여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정권 교체 때마다 부르는 형식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는 기념식 제창을 위해 국민의힘에서 사전에 악보까지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선례와 통념을 깨고 호남 민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모지'인 호남 공략을 가속화하는 셈이다.
앞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보수정당 대표로서 처음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고, 이어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광주를 포함한 호남 지역을 꾸준히 찾으며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이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인사들 중에서도 개별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분도 있었지만 당 차원에서 다 같이 제창하자 해서 의미가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또한 당에서 대부분 기념식에 참석한 데 대해서는 "감개무량하다"면서 "저희의 변화가 절대 퇴행하지 않는 불가역적 변화였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희가 2년 가까이 해온 호남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오늘 사실 결정체라 할 수 있다"면서 "우리 당 모든 의원들이 5·18 기념식에 다 와서 참여했다. 2년 전 누가 예상했겠나"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인 권성동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5·18 기념식이 끝난 뒤 오후까지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전북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잇따라 참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견제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고문은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5.18 기념식 참석보다, 망언과 폄훼에 대한 분명한 불관용을 약속해야 한다"며 "5월 광주정신은 자유의 확대를 상징할지언정, 망언의 확대를 상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100여명의 의원들이 광주를 방문했다.
167명 의원 가운데 60% 수준이지만 상당수는 전날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 등에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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