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세종시, 해법은 있나
‘치킨게임’세종시, 해법은 있나
  • 김기룡 기자
  • 승인 2009.11.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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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수정 발언으로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뒤숭숭하다.

정부는 5번이나 세종시 성격을 바꿔가면서 연일 갖가지 대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지만 충청도 민심은 더욱더 험악해지고 있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것은 정부의 민심수습 정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강 건너 불로만 생각하던 지방자치단체들마저도 세종시 원안추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분쟁의 끝이 없어 보인다.

지난 23일 이완구 충남지사는 이 문제를 “확신자들의 치킨게임”이라고 논평했다.

치킨게임이란 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을 뜻한다.

즉,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이다.

양보와 타협이 없으면 국가가 위험에 빠진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 지사는 또 “두 물체는 동시에 같은 장소를 차지 할 수 없어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인다”는 ‘밀드레드 알드리치’의 말을 인용하면서 “다름을 인정하면 공감이 쉽다”고 말했다.

정말 현실에 부합하는 말이다.

이 지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큰 지혜가 없으면 안 된다”면서 “소통과 화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역설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렇다면 세종시 문제를 푸는 해법 살펴보자. 먼저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2007년 2월 국토연구원이 마련한 563쪽짜리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을 펼쳐 놓고 연구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다.

행정효율성 및 자족성의 문제가 인정되면 도시의 성격 등을 새로 정하고 대안을 만든다.

그리고 이해당사자들과 대안을 놓고 협상한다.

다만,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니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한 연후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

도시성격 등이 나온 후에 실천방안 등이 나와야 하는데 역으로 맞추고 있다.

원칙 없이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이러한 사소한 원칙을 무시하고 있어 문제다.

스티븐 코비는 원칙 중심의 리더십에서 “원칙이란 오랫동안 입증되어 온 인간행위의 지침이다.

” 따라서 “사회구성원들이 이 원칙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순응하는 정도에 따라 생존과 안정이냐 분열과 명망이냐가 결정된다.

”고 경고 했다.

또한 워렌버핏은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 걸리지만, 까먹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론자들이 귀 기울여 그 뜻을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