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환율…기업숨통 트는 '리스크 관리' 필요
치솟는 금리·환율…기업숨통 트는 '리스크 관리' 필요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5.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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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적인 '원화약세' 기대하면 안 돼…통화스와프 '뜨거운 감자'

한국 경제는 환율 부담으로 주름살이 패이고 있다. 1300원 시대를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달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우려도 새나온다. 다만 두 달을 버틸 기업들의 체력이 의문시된다는 게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원화 약세가 수출에 일부 도움이 된다는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때때로 1300원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 수준이 적어도 두 달 이상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로, 엔화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특수한 국면을 지적했다. 이런 환율 동향으로 기업의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길도 막혔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및 환율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하지만 증시는 3월말 이후 5.8% 하락하는 등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파로 4월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 5조2940억원을 순매도하며 이탈했다.

문제는 금리인상도 불가피한데, 이 때문에 기업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1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국가채무 이자 부담, 기업대출의 상환이자 부담, 기업의 회사채 지급이자 부담 등이 가중될 가능성에 당국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연구원도 ‘2022년 수정 경제 전망’에서 “급격한 금리·환율 변동이 기업투자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연구원은 총수출 증가율은 3.9%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LA 롱비치 항에 접안 중인 우리나라 선박. (사진=HMM)
미국 LA 롱비치 항에 접안 중인 우리나라 선박. (사진=HMM)

수출품이 안 팔리는 게 아니라 원가 부담이 높아져 수지타산이 안 맞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걸 막아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수출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엔저를 고집하는 일본 당국의 정책 고집 대신 유연한 정책적 도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뜨거운 감자다. 문제는 스와프의 키가 우리 손에 있지 않다는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인사청문회 당시 “미국과 상설 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금융허브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에 외교적 파트너라는 인식을 명확히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고, 환율이 오르니 이걸 통해서 해결하자는 접근 방식은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짚었다.

중국과의 협력은 이미 답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주요 대학 상경계열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경제 경착륙이 한국의 3대 핵심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혔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외교부에 전달한 ‘한·미 경제협력과제 제언’에서 미국과의 상호 투자의 균형적 확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 대미 협력 카드 사용을 요청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