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③] ESG 경영으로 혁신·성장 함께 이뤄야
[특별기고-윤석열바란다③] ESG 경영으로 혁신·성장 함께 이뤄야
  • 신아일보
  • 승인 2022.05.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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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공회의소 조영준 지속가능경영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국가 운영에 나섰다. 취임사 화두로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시장경제의 회복’을 국정운영 철학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대통령 출범 만찬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그룹 총수를 초청, 친기업 행보를 각인시켰다. 이에 <신아일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 행보에 힘이 되어주기로 했다. 대선 직전 진행한 ‘새정부 바란다’ 릴레이 연재에 이어 이번엔 ‘윤석열 바란다’ 타이틀로 경제5단체와 이슈시장 협단체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신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 5월 한달간 매주 수,목,금요일은 경제인들이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특별기고’ 자리다.
오늘은 경제계 전체를 아우르고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직언이다./<편집자 주>

 

 

지난 10일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표방하며 110개 국정과제를 통해 ‘공정과 상식’, ‘자유와 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5년의 대한민국을 열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새 정부 출범에 대한 부푼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제정세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인상(big-step) 등 우리 기업들이 헤쳐 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국경세, 공급망실사법, 그린 택소노미 등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불리는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범의 법제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가 전체의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과거 기업경영에 주주(shareholder)의 이익만 반영하는 주주 자본주의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사회문제 해결, 기후위기 대응, 투명경영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자본주의가 더욱 중요한 아젠다가 되면서 이제 기업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함께 변화해야 할 시점이 됐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미래의 소비·여론 주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더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을 구매’(64.5%)하고 기업의 역할이 일자리 창출보다 ‘투명윤리경영 실천’(51.3%)이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조사 결과에는 ESG를 잘 하는 ‘착한기업’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단기적 실적 보다는 장기적 성과지표인 ESG경영 실천여부에 더 관심을 보이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생존의 필수가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대한상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초청해 ‘ESG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청년 소셜벤처 기업인들은 환경·사회문제 등 ESG 분야를 블루오션으로 삼고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진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를 바다로 빠트려 바닷물로 냉각(절전), 조력발전(전력생산)을 하는가 하면 탄소(CO2) 포집·상용화로 매트리스나 건축자재를 만드는 회사도 생기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인 아이언맨의 로버트다우니는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이유만으로 곤충회사에 거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들에게서 ESG는 더 이상 규제가 아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독일·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중장기 ESG 정책과제를 앞다퉈 발표하는 등 분주히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에서 발 빠르게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대한상의 조사에서 중소기업은 ‘ESG 필요성은 인식’(71.6%) 하지만 ‘준비수준은 미흡’(48.1%)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안에 ESG 지원정책을 담아 ESG 역량 강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과 세제 지원, 경영·법률 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니 다행이다.

지금 우리기업은 밀려오는 파도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를 올라타 서핑을 하며 순항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ESG를 규제로만 바라보고 회피하면 빠질 것이고 기회로 보고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면 쉽게 올라탈 것이다.

정부도 ESG를 통한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기반을 깔아줘야 한다. 민간은 적극적인 투자로 이를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다. 다행히 새 정부는 ‘민관합동 ESG컨트롤 타워’를 신설하고 ESG가 기업들에게 규제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 그 기대가 크다.

‘풍신연등(風迅鳶騰)’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바람이 거셀수록 연이 높게 난다는 뜻이다. 글로벌 정세불안과 팬데믹 장기화로 우리 기업들이 고난과 역경에 처했지만 ESG경영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한국경제가 더욱 높이 날아오르길 기대해 본다.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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