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왕이 첫 통화… '韓 IPEF 참여' 입장차
박진-왕이 첫 통화… '韓 IPEF 참여' 입장차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05.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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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중 외교 수장이 첫 통화를 갖고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한중 관계 전반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관계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북핵 문제, 미중 문제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박 장관은 "한반도와 역내 정세를 악화할 뿐 아니라 한중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한중이 협력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각국 노력하에 한반도는 전체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양국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제공했다"며 상황을 달리 봤다. 

미중 갈등 속 한중관계의 현실을 반영하듯 이들은 대외정책과 관련해서도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라는 비전을 통해 공동 가치와 이익에 기반한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왕 부장은 한국의 외교 기조를 존중하면서도 "신냉전의 위험을 방지하고 진영 대치에 반대하는 것은 양국 근본 이익에 관련된 것"이라며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압박에 한국이 가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만들 예정이다. 중국이 경제적 영토를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인 고안한 협의체다. 

이달 하순 한국을 방문해 한국이 이에 참여하는 것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의 "한국이 가담하지 말 것"이라는 말은 이를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의 방대한 시장은 한국의 장기적인 발전에 끊이지 않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신에너지 등 영역에서 각자 장점이 있는 만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